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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國歌 난생 처음 들어 旗게양속도 맞추느라 고생"/北선수단 입촌식 인공기 게양한 배기영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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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國歌 난생 처음 들어 旗게양속도 맞추느라 고생"/北선수단 입촌식 인공기 게양한 배기영씨

입력
2002.09.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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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은 얼떨떨하고 기분도 묘합니다."24일 오전 부산아시안게임 선수촌 국기광장에서 열린 북한대표단 입촌식에서 인공기를 게양한 배기영(裵基英·29)씨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아무런 생각도 나지 않았다"며 남다른 감회를 밝혔다. 이날 배씨가 게양한 인공기는 북한선수단이 준비해 온 국가연주테이프의 음악에 맞춰 광장 중앙 게양대에 서서히 솟아 올랐다. 한국에서 북한의 국가연주 속에 인공기가 게양된 것은 분단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선수촌 내 식전행사요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배씨가 인공기 게양 기수가 된 까닭은 인공기 게양 의전을 담당할 공식 책임자가 없었기 때문. 부산 상수도 사업본부에서 일했다는 그는 "당초 국기 게양을 맡은 군(軍) 기수가 인공기 게양을 정식으로 거부한 탓에 적임자가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갑작스레 인공기 게양 임무를 맡아 고민도 많았다는 배씨는 "사전 연습이 없었고 북측의 국가를 난생 처음 들어 본 탓에 게양 속도를 맞추기가 까다로웠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연주 시간을 알지 못해 당혹스러웠다는 그는 "연주가 거의 끝났다"는 주위 관계자의 귀띔을 들은 뒤 게양을 서둘러 마무리했다.

국기를 게양해본 경험이 전혀 없었다는 배씨는 "분단의 특수한 상황이지만 북한이 아시안게임 회원국 자격으로 대회에 참가한 만큼 퇴촌 뒤에도 인공기가 대회 기념용으로 보존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부산=이준택기자 nag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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