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21세기의 로마제국이다."2,000여 년 전 이탈리아 반도와 지중해 전체를 지배했던 고대 서양의 최대 제국인 로마와 미국이 놀라울 정도의 유사점을 갖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최근 영국 채널4 TV가 방송한 '로마, 제국의 모델'이라는 프로그램은 두 초강대국의 공통점을 '절대적인 권력과 영향력 확대 방식'으로 요약했다.
첫번째 유사점은 압도적인 군사력을 앞세워 세계를 지배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로마는 최대의 예산과 최고의 장비로 무장한 군대를 자랑했다. 미국의 국방 예산은 뒤를 잇는 9개국의 합계를 뛰어 넘는다. 공식적인 식민지를 거느리지 않았지만 40여개 국에 군사 기지를 갖고 있어 실제적인 통치권을 행사했던 로마와 마찬가지로 미국도 세계 132개 국에 군사력을 배치하고 있다.
로마는 콜로세움에서 벌어지는 검투사 경기를 통해 세계에 자신들의 힘을 과시하려고 했다. 미국이 언론매체를 통해 군사력과 전쟁 상황을 24시간 중계 방송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문화 식민지 전략도 공통점이다. 로마는 중앙난방과 목욕시설 등 선진 문화를 앞세워 각지의 원주민들을 노예화했다. 스타벅스, 맥도날드, 코카콜라, 할리우드 등 미국의 문화 아이콘들도 세계 곳곳에 침투하고 있다.
로마와 미국은 똑같은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두 절대 강자에 대한 세계의 반감은 기원전 80년 그리스 내의 로마인 8만 명이 한꺼번에 살해된 사건과 9·11 테러로 각각 나타났다. 또한 미국이 한때 지원했던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과 9·11의 배후인 오사마 빈 라덴은 로마의 몰락을 가져온 반란군에 비견된다. 이 프로그램에 출연한 역사학자들은 "권력에 눈이 먼 제국은 언젠가 멸망한다는 것이 최후의 공통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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