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다우지수 8,000선 붕괴의 후폭풍이 세계 금융시장을 강타하면서 국내증시도 심리적 공황위기에 빠져들고 있다. 기업실적 및 경제지표 악화, 중동긴장 고조, 불안정한 투자심리 등 온통 악재 일색이다. 24일 거래소 지수는 8월 6일 기록한 연중최저치(673.78)를 경신했고, 코스닥은 50선 붕괴위기에 몰렸다. 전문가들은 일단 투매를 자제하며 관망할 것을 주문하고 있지만, 저점이 어디에 형성될 지 자신하지 못하는 분위기이다.
▶640∼660선 바닥 형성 기대
현재로선 직전 장중 저점인 660선이 지지될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는 저점이 무의미한 공황 상태여서 600선이 깨질 수도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도 내놓고 있다. KGI증권 윤세욱 이사는 "유가의 고공행진, 반도체부문의 침체, 매수주체 실종 등 증시 주변환경이 극히 좋지 않다"면서 "630선까지는 갈 것 같다"고 진단했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기업실적, 이라크전 등 전반적 불투명성이 시장을 압박하고 있다"며 "1차 지지선은 지난해 9월부터 올 4월까지 상승폭의 61.8% 조정 수준인 645와 직전 저점인 660선 사이에서 형성될 것"으로 전망했다.
▶기술적 반등 이용 매도 권고 우세
전문가들은 기업의 실적악화 우려감과 이라크전의 불확실성이 4분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외국인의 매도세가 거세지고 있고 국내기관도 매수여력이 없는 상태여서 당분간 프로그램 매매에 의존하는 약세장이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서울증권 김장환 연구원은 "D램 반도체 가격이 내년까지 약세를 보일 전망인데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연일 하락하고 있다"며 "국내증시의 지수결정력이 큰 삼성전자에 불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어 중기적인 반등국면은 상당기간 유보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따라서 기술적 반등을 이용해 현금화에 나서고 신규투자를 유보하는 등 보수적 투자전략이 유효하다는 것이다. LG투자증권 강현철 연구원은 "지수 급락에 따른 기술적 반등 가능성은 남아 있지만, 이는 추세적인 주가 하락단계에서의 일시적 현상에 불과하다"면서 "진바닥이 확인될 때까지는 현금 확보 위주의 보수적인 대응이 절실하다"고 조언했다.
▶중기적 관점에선 우량주 저점 매수
중기적 관점에서 700선 이하는 저평가 영역인 만큼 단기적인 등락에 매달려 무리하게 손절매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나스닥지수가 6년래 최저치를 경신함에 따라 기술주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될 수밖에 없지만, 저평가된 주식은 결국 제자리를 찾아올 것인 만큼 우량주 위주의 저점 매수를 노리라는 것이다.
SK증권 김대중 연구원은 "700선 이하는 매력적인 지수대라는 점이 여러 차례 확인된 만큼 현 시점에서 무리하게 주식비중을 축소하는 전략은 자제해야 한다"면서 "추가하락을 이용해 우량주를 저가에 분할 매수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고재학기자 goind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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