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KBS 1TV 일일 드라마 '당신 옆이 좋아'(극본 정성희, 연출 이성주)는 조연들의 드라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허영심 강하면서도 귀여운 푼수 역할을 하는 오금봉(이자영), 조금 멍청하고 모자라 보이는 바람둥이 민기(손현주), 허황하지만 매력적인 덕수(김창완). 이들은 주인공인 '똑순이' 스타일의 문희(하희라)와 깍쟁이인 재희(정혜영) 자매의 심각한 갈등으로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드라마 분위기를 밝고 경쾌하게 만들고 있다.이자영과 손현주는 극중 시부모 될 어른들 앞에서 '닭살 돋는' 아기자기한 사랑 연기로 드라마에 웃음을 불어넣고 있다. 특히 SBS 드라마 '덕이'에서 양 마담으로 나와 개성 있는 연기를 보여줬던 이자영은 배우 도금봉의 이름을 따 지은 오금봉이라는 재미있는 이름만큼 장난기 많고 능청맞은 행동으로 드라마의 감초 역할을 도맡는다. 겹치기 출연을 사양하고 '당신 옆이 좋아'에만 출연하며 의욕을 보이고 있는 중.
손현주는 91년 데뷔 후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 등에서 능글맞으면서도 코믹한 연기를 선보인 관록의 조연. 이에 비해 김창완은 나이를 잊은 늙은 피터팬이다. 반짝거리는 무대 의상을 입고 카페에서 실없는 소리를 해대는 가수로 나오고 있지만 결코 밉지 않은 역할이다.
이성주 PD는 "120여회 방영 예정인데 60회를 넘기며 반환점을 돈다. 지금까지는 문희와 재희 자매의 갈등이 중심이었지만 앞으로는 끼 넘치는 조연 3총사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겠다"고 말했다. 꿋꿋한 성격의 문희는 자기 브랜드를 내건 양품점을 차리고, 재희는 대기업 디자이너로 언니의 브랜드와 경쟁을 벌일 예정. 이 PD는 "조연 3총사의 때묻지 않은 순수하고 맛깔나는 연기가 자연스레 나올 수 있도록 전체 극 흐름을 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종도기자 ecr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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