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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선수단 입국 표정/"아리랑"속 계순희 선두 내려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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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선수단 입국 표정/"아리랑"속 계순희 선두 내려와

입력
2002.09.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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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오십시오. 긴장되지 않습니까?" "같은 우리 민족 땅인데 왜 긴장이 됩니까."14회 부산 아시안게임에 참가하기 위해 23일 낮 김해공항에 도착한 북한 선수단의 임원은 거침없이 질문을 받아 넘겼다.

예정보다 다소 이른 오전 11시36분 김해공항에 도착한 북한 선수단 1진 159명은 계류장에서 한반도기를 흔드는 서포터스들의 환영을 받으며 유도스타 계순희를 선두로 차례로 고려항공기 트랩을 내려섰다. 감색 상의와 빨간색 넥타이, 회색 바지를 단정하게 차려입고 휠라(FILA) 상표가 선명한 가방을 든 선수들은 다소 굳은 표정이었지만 일부는 환영객들에게 한반도기를 흔들어 보이기도 했다.

'아리랑' 등의 음악이 울려퍼진 공항 입국장 주변에는 아침 일찍부터 시민과 자원봉사자 100여명과 300여명의 내외신 취재진, 조직위원회 관계자 등이 나와 설렘 속에서 북한 선수단을 기다렸다. 비행기 일정을 알리는 전광판에는 'KOR AK 923 평양 12:00'이 선명하게 표시됐다.

북한 선수단은 기자들의 질문에 "다음에 봅시다"라며 눈웃음으로 답변을 대신한 채 빠르게 공항을 빠져나가 선수촌행 버스에 올랐다. 그러나 선수단은 공항 도착 직후 서면으로 배포한 성명을 통해 "오늘 여기 삼천리 강토의 최남단에 도착했다"고 극적인 감회를 표현했다.

대부분 처음 남한땅을 밟은 북한선수들은 거리에 나온 환영객들에게 호기심 어린 눈길을 줄 뿐이었으나 여자체조선수 서정옥(20)만은 차창에 자신의 이름을 손가락으로 써 보이며 연신 손을 흔드는 밝은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이날 가장 주목을 받은 선수는 역시 농구스타 리명훈이었다. 1999년 12월 통일농구경기 때 특수개조된 전용버스를 이용했던 리명훈은 이번에는 맨앞 좌석만 없앤 버스에 탑승했다. 이 때문에 북측이 "민족의 재산을 이렇게 소홀히 할 수 있느냐"며 항의, 선수단 전체의 공항출발이 10여분간 늦어졌다.

북한 선수단은 이후 선수촌 입촌 때도 AD카드의 발급절차가 번거롭다며 이의를 제기해 2시간여 동안 입촌이 지연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시민응원단 소속 120명이 공항에 들어가려다 경찰의 제지를 받은 데 대해 부산시민 서포터스 등 시민단체들이 조직위에 강력한 항의를 전달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북한 선수단 환영행사에 시민응원단을 배제한 것은 민족화합을 바라는 부산시민의 기대를 저버린 것"이라며 "행정당국의 이 같은 경직된 태도로는 통일아시아드가 성공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부산=아시안게임 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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