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국사 다보탑과 석가탑, 감은사지 석탑 등 신라시대 국보급 석탑이 최대 1도까지 기울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국회 문광위 신영균(申榮均·한나라당) 의원은 23일 2000년 12월∼지난해 9월 경주시와 문화재청이 불국사 다보탑(국보 20호)과 석가탑(국보 21호), 감은사지 석탑(국보 112호)에 대해 정밀 안전진단을 실시한 결과 이들 석탑의 기울기가 날로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문화재청 자료에 바탕한 신 의원의 분석에 따르면 다보탑은 0.6, 석가탑 0.9, 감은사지 석탑은 1도 기울어 탑 꼭대기를 기준으로 중심에서 각각 10, 12, 23㎝ 벗어나 있다.
신 의원은 "지난해 12월 초 문화재위원회 회의에서 올 초부터 이들 탑에 대한 보수작업을 시작하기로 결정, 문화재청이 이를 2002년도 예산에까지 반영했는데도 1년이 넘도록 추가 점검은 물론, 3개월마다 기울기 진행 여부를 점검하기로 한 것도 이행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정밀진단에 참여했던 서만철(徐萬哲) 공주대 지질학연구학과 교수는 "조사 당시 이들 탑이 0.6∼1도 기울어져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건립 당시부터 기울어졌을 가능성도 있고 기울기가 탑의 안전을 위협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지난해 말 문화재위원회에서 진단결과를 심의한 결과 큰 위험은 없다고 판단해 부분보수 결정을 내렸으며 이미 1억4,200만∼2억원씩의 예산을 배정해 보수설계를 진행 중"이라며 "다만 올해 월드컵 등 국제 행사가 잇따라 열리는 점을 감안해 보수 시기를 다소 늦췄다"고 해명했다.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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