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인 자살폭탄 테러에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이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머물고 있는 자치정부 청사를 포위공격하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19일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 중심가에서 시내버스를 겨냥한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 6명이 숨지고 50여명이 부상했다. 사건 직후 이스라엘은 아리엘 샤론 총리 주재로 긴급 각료회의를 열고 청사 내에 은신 중인 것으로 추정되는 테러용의자 20여 명의 항복을 요구하며 탱크와 장갑차들을 청사로 진입시켜 포격을 가했다.
이스라엘군은 21일 자치정부 청사에 이스라엘 국기를 게양했고 아라파트 사무실이 있는 건물을 제외한 대부분의 건물을 파괴했다. 22일에는 아라파트 사무실에 대해 단전·단수 조치를 취하고 전화선을 끊어 봉쇄를 강화했다. 이에 따라 팔레스타인인 수만 명이 이스라엘의 통금령에도 불구하고 거리로 몰려 나와 시위를 벌였으며 이 과정에서 최소한 4명이 이스라엘 군의 발포로 사망했다.
이번 포위 공격과 관련, 아라파트 수반 측근인 나빌 아부 루데이네는 이스라엘이 아라파트를 직접 노리고 있다며 국제사회가 이스라엘의 침략을 막기 위해 개입해줄 것을 촉구했다. 아라파트 수반은 팔레스타인 무장조직에 이스라엘에 대한 테러를 중지할 것을 호소했지만 이스라엘에 테러용의자들을 넘겨주는 것은 거부했다.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이스라엘은 안보를 지키기 위해 자신을 방어할 권리가 있지만 (군사)행동의 결과를 명심해야 한다"며 "팔레스타인은 테러에 책임이 있는 무장조직을 체포하고 공격을 중지시킬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프랑스는 이스라엘의 공격은 용인될 수 없으며 즉각 중지해야 한다고 촉구했고 유럽연합(EU)도 이스라엘의 대응이 테러리즘을 종식시키는 데 아무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집트, 요르단 등 아랍권 국가들은 이스라엘의 공격이 유혈 보복의 악순환을 심화시킬 것이라며 일제히 비난하고 나섰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23일 회의를 열어 이번 사태에 대해 논의한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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