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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릿니·요충·개회충등 다시 "고개"/기생충 예방·치료 청결이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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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릿니·요충·개회충등 다시 "고개"/기생충 예방·치료 청결이 최고

입력
2002.09.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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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릿니, 회충, 요충, 개회충 등 사라져 가던 기생충들이 다시 늘고 있다. 보건환경연구원이 최근 서울과 경기 지역 288곳의 어린이 놀이터 흙을 수거해 조사한 결과 19.8%인 57곳에서 회충과 요충·흡층 등 기생충란이 검출됐다. 이런 모래 속 기생충란은 주로 놀이터에 출입하는 개와 고양이의 분변을 통해 전파된다. 맞벌이 부부가 늘어나면서 유아들의 집단생활이 많아진 것도 기생충 전염이 늘어나는 한 요인이다. 흔히 기생충은 구충제 '한 알'로 모두 박멸할 수 있다고 알고 있는데 그렇지 않다. 기생충 종류별로 알맞은 구충제를 복용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머릿니

흔히 머릿니는 후진국에서나 볼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미국에서도 연간 1,000만명 정도의 어린이들이 머릿니에 감염되고 있다고 한다. 머릿니는 머리 앞쪽보다는 주로 옆에 비듬처럼 하얗게 붙어 있다. 가렵다고 자주 긁거나 머리카락에 하얀 서캐(머릿니의 알)가 하나 둘씩 붙어 있다면 머릿니가 생긴 것이다. 머릿니 자체는 심각한 증상을 일으키지 않지만 가려움증 때문에 자주 긁게 되면 발진티푸스나 세균감염 등이 생길 수 있다. 세브란스병원 기생충학교실 용태순 교수는 "머릿니는 살충성분이 포함된 치료 샴푸를 이틀에 1회 정도 사용하면 자연스럽게 없어진다"고 말했다. 그러나 머릿니용 샴푸는 환경호르몬이 들어 있기 때문에 피부병이나 두통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또 머리를 손톱으로 긁으면 머릿니가 온 머리로 퍼지기 때문에 손을 깨끗이 씻고 가려워도 긁지 않도록 한다.

▶요충

사람이 유일한 숙주인 요충은 항문 주위와 회음부에 붙어서 산다. 밤이면 항문 바깥에 나와 알을 낳기 때문에 가렵다. 심하면 잠잘 때 경련을 일으키거나 손가락을 물고 코를 쑤시는 등 요충성 신경증을 보이기도 한다. 여자 아이인 경우에는 요충이 질과 나팔관에 들어가 염증을 일으키기 쉽다.

요충은 구충제를 복용하면 쉽게 없앨 수 있다. 전염성이 강하기 때문에 유치원이나 학교에서 20일 간격으로 2회 정도 집단으로 구충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요충의 예방과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청결이다. 아이가 사용하는 베개, 이불 등의 침구는 삶거나 말려 소독하고 항문 주위를 물 휴지로 두드리듯 닦아 습진을 예방하도록 한다.

▶개회충

개회충은 사람에게 전염될 가능성이 높다. 처음에는 자각증상이 없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올챙이처럼 배가 볼록해지고 행동이 느려지면서 구토와 고열이 나타난다. 애완견과 입을 맞추거나 먹을 것을 주는 과정에서 개회충의 알이 옮을 수 있다. 애완견을 키우지 않더라도 놀이터에서 놀다가 흙 속에 섞인 개의 배설물을 만져 감염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개회충은 적당한 치료제가 없기 때문에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애완동물의 배설물이나 배설물로 더럽혀진 물건을 만지지 말고, 애완견에게도 충분한 기생충 예방조치를 취해야 한다. 또 집안에 5세 이하의 어린이가 있는 경우에는 면역력이 약한 강아지보다 건강한 성견을 선택하는 것도 개회충을 예방하는 한 방법이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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