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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아시안게임 우리가 뛴다]D-9/레슬링 김인섭·정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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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아시안게임 우리가 뛴다]D-9/레슬링 김인섭·정섭

입력
2002.09.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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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슬링 그레코로만형 국가대표 김인섭(29·66㎏급)·정섭(27·84㎏급·이상 삼성생명) 형제가 부산아시안게임에서 나란히 금메달 사냥에 나선다. 형 인섭은 시드니올림픽 당시 치명적인 늑골부상에도 불구하고 투혼을 발휘, 은메달을 거머쥔 그레코로만형의 간판스타. 정섭은 당시 대표선발전에서 탈락했지만 2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 형보다 금메달 가능성이 더 높은 기대주로 성장했다.둘은 판박이처럼 같은 길을 걸어왔다. 정섭은 대구 계성초등학교부터 경성대까지 형과 같은 학교를 다니며 유도와 레슬링을 했다. 사회에 나와서도 형을 따라 삼성생명에 입단했다. 국가대표는 인섭이 1995년에 됐고 정섭은 98년 잠깐이지만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인섭은 어렸을 때 몸이 허약해 운동을 시작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유도를 시작하자 동생도 자연스럽게 합류했다. 하지만 인섭이 너무 가벼운 몸무게 때문에 체급을 찾을 수 없어 고1 때 레슬링으로 바꾸자 정섭도 중3 때 형을 따라 말을 갈아탔다. 체구는 작았지만 의지력이 타고났던 인섭이 형답게 먼저 두각을 나타냈다. 레슬링 입문 1년 만에 전국대회 2위를 차지했고 98년 방콕 아시안게임과 98, 99년 세계선수권을 석권했다. 시드니올림픽서는 예선전 때 당한 늑골부상으로 아르멘 나자란(불가리아)에 폴패를 당했지만 그의 투혼은 대회 내내 화제였다. 당시 금메달을 획득한 심권호(주택공사 코치)는 "일반인이 저 정도 부상을 입었으면 숨도 제대로 쉬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을 만큼 그의 의지력은 상상을 초월했다.

반면 동생 정섭은 늘 형보다 뒤처졌다. 방콕아시안게임서 동메달을 딴 뒤 성장이 기대됐으나 국제대회서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인섭이 체급을 올려 체력적인 부담을 느끼는 반면 자기체급을 그대로 유지한 정섭은 경험까지 축적돼 금메달 후보로 손색이 없다.

태릉선수촌 필승B관 레슬링장에서 숨을 몰아쉬며 훈련에 몰두하던 형제는 "목표한 대로 열심히 훈련했다. 동반 금메달을 따내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범구기자 gogu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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