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수해가 전국을 짓밟고 나라 안팎의 사정은 뒤숭숭해도 한가위 명절의 '민족 대이동'은 올해도 어김없이 시작됐다.3,100여만명이 고향으로 떠나기 시작한 19일. 각 기차역과 버스터미널은 인파로 몸살을 앓고 고속도로는 차량으로 넘쳐 났지만 귀성객들은 그래도 즐거운 표정으로 고향길을 재촉했다.
▶밤 늦게까지 극심한 정체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전국의 고속도로는 대체로 원활한 교통흐름을 보였으나 오후 들어 귀성차량이 몰리기 시작하면서 20일 새벽까지 거의 전 구간이 극심한 몸살을 앓았다.
특히 오후 5시께부터 직장에서 퇴근한 귀성객의 차량이 한꺼번에 고속도로로 쏟아져 나오면서 주요 고속도로 하행선은 시간이 갈수록 정체구간이 늘어났다.
이에 따라 오후 5시께 출발한 승용차를 기준으로 서울∼부산 9시간10분 서울∼광주 9시간50분 서울∼대전 5시간30분, 버스로는 서울∼부산 7시간50분 서울∼광주 8시간 서울∼대전 4시간30분 정도가 소요됐다.
특히 경부고속도로 판교∼죽암휴게소, 서해안고속도로 송악∼홍성, 중부고속도로 광주∼모가, 호남고속도로 회덕∼벌곡휴게소 구간에서는 시속 10㎞미만의 극심한 정체가 빚어졌다.
한국도로공사는 이날 33만여대의 차량이 서울 등 수도권을 빠져나간 것으로 집계하고, 20일에도 32만여대가 수도권을 떠나 귀성길에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역(逆) 귀성객도 크게 늘어 이날 하루 25만여대의 차량이 고속도로를 이용, 서울 등 수도권으로 들어왔다. 이날 밤 경부고속도로 상행선 영천∼경산, 신갈IC∼수원 등 상행선 곳곳에서도 거북 운행이 계속됐다.
▶반환표 구입 귀성객 장사진
서울역측도 이날 하루 11만명에 이어 20일 12만6,000명이 서울역에서 기차를 타고 귀성길에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역 등 주요 기차역과 고속버스터미널에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려는 귀성객으로 일찌감치 붐볐다. 오전11시 서울역에서 출발하는 열차 176편의 좌석은 물론 입석마저 모두 매진돼 미처 표를 구하지 못한 귀성객들은 반환표 창구에 몰려 장사진을 이뤘다.
김포공항 등 공항에도 귀성객으로 붐볐으며, 이른 아침부터 예약반환표 여부를 확인하는 귀성객의 문의 전화가 끊이지 않았다.
경찰은 이날 헬기 12대, 순찰차 754대, 사이카 469대, 견인차 306대 등을 귀성객이 몰리는 역과 터미널, 전국의 고속도로에 투입, 입체적인 교통관리에 나섰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올 추석연휴 기간은 예년보다 짧아 교통혼잡이 상대적으로 더하다"며 귀경도 서두를 것을 당부했다.
/최기수기자 mount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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