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중 김승우가 영화 '라이터를 켜라'에서 찾는 것은? 1.라이터 2.성냥 3.담배한 연예정보 TV 프로그램의 ARS(유료정보서비스) 내용이다. 영화 '어바웃 어 보이'의 남자 주인공이 누구냐고 질문을 던지고 답안으로 '하 그랜트, 휴 그랜트, 파 그랜트'를 내놓은 프로그램도 있다.
신변잡기 질문과 노골적인 정답 암시 등으로 방송사 돈벌이용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받아온 방송사 ARS가 국정감사 도마 위에 올랐다.
민주당 윤철상(尹鐵相) 의원은 17일 국회 문화관광위원회의 방송위원회 국감에서 지상파 방송과 투니버스 겜비씨 등 어린이·청소년 대상 케이블TV의 ARS 실태를 거론한 뒤 "ARS가 상업적으로 운영되고 어린이와 청소년을 상술로 물들이고 있다"며 방송위의 강력한 제재를 촉구했다.
윤 의원에 따르면 이용요금이 가장 비싼 방송사는 iTV로 전화요금 외에 30초당 200원의 정보이용료를 받고 있다. MBC와 SBS는 100원, KBS는 50원. 여기에 퀴즈에 응모하기 위해 전화를 걸 경우, 문제를 듣고 답하는 시간 뿐 아니라 각종 개인 정보 입력을 하느라 훌쩍 시간이 넘어가 버린다.
케이블TV는 더 심각하다. JEI스스로방송 투니버스 겜비씨 겜티비 등 4개 채널에서 무려 44개 프로그램이 ARS를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겜티비의 '겜브이 존'에서는 단발성 ARS 퀴즈 4문제를 내면서 단 한번도 유료표시를 하지 않았다. ARS 소요시간은 1분33초에서 2분37초가 걸린 것으로 나타나 최소 310원에서 640원 정도 비용이 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10분에서 30분 정도 걸리는 퀴즈 프로그램의 참여비용은 최소 2,000원에서 1만2,000원.
정확한 전화 이용요금이 얼마나 되는지를 알려주지 않는 것도 큰 문제로 지적됐다. 상품이 무엇인지 알려주지 않아 또 전화를 해야 하는 방송도 있고, 어린이를 대상으로 10만원짜리 백화점 상품권을 경품으로 내건 곳도 있었다.
특히 플레이스테이션2, 에버랜드 연간 가족 이용권 등 경품 내용을 알리면서 특정 상품명을 언급, 간접광고의 우려도 큰 것으로 지적됐다.
시청자모니터단체인 매체비평우리스스로에 따르면 지난해 MBC와 KBS의 ARS 수입은 각 6,000만원과 1억1,000만원으로 방송사가 서비스업체와 7대3의 비율로 수입을 나눠 갖는다.
윤 의원은 "각 방송사의 ARS 무료이용이 불가능할 경우 시청자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이용요금을 대폭 할인하거나 ARS 방송시 유료 표시외에 비용부담금액에 대한 정보도 함께 제공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종도기자 ecri@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