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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기과열지구 제외 수도권지역/투기표적 이동 "제2 狂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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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기과열지구 제외 수도권지역/투기표적 이동 "제2 狂風"

입력
2002.09.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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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후 경기 의왕시 내손동 C부동산중개업소 사무실. 전화만 간간이 걸려올 뿐, 찾아오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사장 김모(44)씨는 "이미 물량이 완전히 동났기 때문"이라고 잘라 말했다.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지 않은 지역으로 투기꾼들이 몰려들고 있다. '9·4 부동산대책'으로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역이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자 순식간에 수도권의 다른 지역이 새로운 투기의 대상으로 떠오른 것.

분양권 급등, 청약률도 높아져

경기 의왕시 내손지구 대원아파트 25평형 분양권 가격은 불과 10여일 전만 하더라도 1억8,000만∼2억원 선이었으나 현재는 2억2,000만∼2억5,000만원으로 치솟았다. 인근 반도 보라빌은 지난 달 말 2억6,000만∼3억원(34평형)선에서 3억2,000만∼3억5,000만원 선에 형성되고 있다.

김씨는 "값이 오를 대로 올랐는데도 '얼마든지 살 테니 소문내지 말고 물건을 모아달라'는 요청이 많다"며 "지금은 거래는 거의 없고, 호가 거품만 부풀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수원, 부천, 용인, 의정부, 안양 등 투기과열지구 지정을 면한 수도권 일대도 마찬가지다.

군포시 당동 대림2차 25평형 분양권은 지난 달 29일 1억980만원에서 최근 1억4,500만원으로 32.1% 올랐고, 고양시 풍동 동문조합 아파트(30평형)도 1억2,950만원에서 1억6,500만원으로 27.4% 치솟았다.

부천시 상동과 안양시 석수동 일대 아파트 분양권도 열흘 새 2,000만원 이상 올랐고, '난개발' 한파로 분양권 시장이 극도로 침체됐던 용인지역도 판교개발 기대감과 함께 최근 동천동을 중심으로 대우, 신명스카이뷰, 써니밸리 등 분양권이 1,000만원 이상 급등했다.

비투기과열지구내 신규분양 아파트 청약경쟁률도 크게 높아졌다. 벽산건설이 4∼6일 1순위 청약을 접수한 수원 율전지구의 경우 32평형 총 299세대에 5,656건의 신청이 들어와 무려 18.9대1의 경쟁률을 보였고, 16일부터 청약을 시작한 동수원 3차 쌍용 24평형(287세대)도 17일 현재 7.9대1을 기록하고 있다.

투기지역 점차 인근으로 확산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이런 현상이 점차 인근 지역으로 확산되는 추세라는 것. 내손지구에서도 5㎞가량 외곽에 위치한 오전동 한진 그랑빌의 경우 지난 달 초 분양가(34평형 1억9,140만원)가 높아 프리미엄이 한 달 가까이 고작 800만원에 불과했는데 최근 10여일 새 3,000만원이 올랐고, 이 마저 현재는 물량이 달리는 실정이다. H공인중개소 홍모(여·40) 사장은 "정부가 투기지구를 추가로 지정하는 것도 이미 한 발 늦었다"며 "때늦은 조치에 아파트 시장이 요동을 치면서 실수요자와 서민들의 전세난만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정보업체인 부동산뱅크의 최근 조사결과는 비투기과열지구의 과열된 분위기를 보여준다. 이 달 들어 입주시점까지 1년이 채 안 남은 서울·수도권 아파트 분양권 시세추이를 분석한 결과, 가격 상승률 상위 20위권 모두 비투기과열지구내 아파트단지들이 차지한 것. 부동산뱅크 김용진 편집장은 "기존 조사에서는 상위 20위권이 모두 9·4대책에서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지역내 아파트였다"며 "정부의 뒷북치기식 부동산대책이 낳은 결과로 이해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윤필기자 walden@hk.co.kr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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