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하나되어 세계로.' 끊겼던 민족의 대동맥을 복원하는 첫 삽이 마침내 떠졌다. 18일 오전 11시. 비무장지대(DMZ)를 잇는 경의선·동해선 철도, 도로 연결 착공식이 열린 경기 파주시 장단면 도라선역 인근 남방한계선 제2통문 앞. 로켓 폭음탄의 효과음과 함께 초병들이 통문개방 신고절차를 거쳐 반세기 분단의 상징인 철책 문을 열어 제쳤다.남측 소년이 꽃을 들고 철길로 나와 통문으로 걸어 들어가고 건너편 북쪽에서도 소녀가 나와 서로 꽃을 건네고 포옹했다. 순간 어린이 합창단의 '우리의 소원은 통일' 노래가 장중하게 울려 퍼졌고, '통일 열차'로 명명된 실물 모형의 기관차가 기적소리와 함께 도라산 역을 출발, 군사분계선 쪽을 향하며 서서히 통문 쪽으로 이동했다.
김석수(金碩洙) 총리서리와 주한 외교사절, 실향민 대표 등 착공식에 참석한 1,000여명은 지구상에 마지막으로 남은 분단의 장벽이 열리는 역사적 순간을 지켜 보며 벅찬 감회에 젖었다. 이어 서울역-도라산역-평양역-신의주역이 하루 빨리 이어지기를 기원하는 평화의 횃불이 점화되고 풍선이 하늘을 뒤덮었다.
같은 시각 동해선 착공식은 강원 고성 통일전망대 500m 전방에서 건설교통부 주관으로 진행됐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TV를 통해 착공식 장면을 지켜 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북측도 금강산역에서 홍성남(洪成南) 내각총리를 비롯, 김용삼 철도상 등 3,000여명이 취주악대의 연주와 군중무도가 펼쳐지는 축제 분위기 속에서 성대한 착공식을 열었다.
/금강산=공동취재단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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