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종목들의 실적과 투자의견 하향조정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9월 시작된 3분기 실적발표가 본격화할 10월에 '어닝 쇼크(Earning shock)'까지 우려되고 있다.
서울 주식시장의 경우 지난달 8월 30일 이후 이달 5일 하루만 빼고 지수 등락폭이 두자릿수로 움직이며 방향성 없이 널뛰기를 하고 있다. 거래소의 대기업들도 실적 전망치를 낮추면서, 코스닥은 독감에 걸린 모습이다. 대기업에 납품하는 기업들이 많은 코스닥 시장에는 Y기업 등 10여개 기업의 자금악화설과 부도설까지 퍼지고 있다.
미국 기업들은 9월 중순부터 3분기 기업실적 발표에 들어간다. 그러나 발표예정 기업들의 이익전망치가 계속해 하향조정되면서 실적 회복세는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현재 실적경고와 하향수정은 1, 2분기보다 두배 가까이 확대되는 양상이다. UBS워버그증권은 전세계 투자전략을 변경하면서 세계 50대 추천종목에서 세계 최대의 반도체 업체인 인텔과 소매업체 까르프 등을 제외했다.
메릴린치는 경기회복이 느린 속도로 진행되면서 정보기술(IT)에 대한 투자가 주춤하고 있다며 네트워크 스토리지 업체에 대한 실적전망을 낮췄다.
국내에서 소비관련주들은 미국경제를 지탱해온 소비부문 위축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급락하고 있다. ING베어링증권은 외환카드에 대해 성장성 및 자산의 질에 대해 우려하며, 매수에서 매도로 투자의견을 두단계 내렸다. 대우증권은 은행업종에 대해 신용카드 자산 부실화 우려 증대로 업종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떨궜다. 이 과정에서 국민은행과 우리금융 등은 뭇매를 맞았다.
제조업에선 삼성증권이 LG화학의 투자의견을 시장수익률로 한단계 내리고 목표주가도 4만9,000원으로 6,000원 줄였다. 성수기인 9월중 중국특수가 기대에 못미친데다, 곧 연말 비수기가 시작돼 앞으로 2분기 연속으로 실적이 줄고, 연초에나 모멘텀을 얻을 것으로 분석했다.
그나마 견조한 실적을 유지하는 이동통신서비스의 경우 비중 확대의견이 나오고 있으나 요금인하가 이뤄지면 3사의 주당수익률이 9.2∼13.0% 하락할 것으로 우려돼 강한 모멘텀은 없는 상태다. 전문가들은 "추석 이후 발표될 3분기 삼성전자 실적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D램 영업이익이 2분기에 비해 높을 것으로 예상돼, 국내산 충격파는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LG투자증권 강현철 연구원은 "시장의 방향성은 펀더멘털(실적 등 경제기초체력)이 쥐고 있지만, 각종 지표들은 하반기중 또다른 경기 침체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기업이익 성장률은 계속해 올라가고 있어, 시장은 이번 실적쇼크 이후 점진적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장기매수 관점의 분석도 고개를 들고 있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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