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정몽준(鄭夢準) 의원이 17일 대선후보 출마를 공식 선언함으로써 연말 대선은 다자대결 구도로 치러지게 됐다.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와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 등 양당의 대통령후보뿐 아니라 민주노동당의 권영길(權永吉) 후보가 이미 레이스에 돌입했고 전날 이한동(李漢東) 전 총리도 대선출마를 선언했다. 따라서 이번 대선은 4∼5자 구도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다. 물론 11월 하순 후보 등록 전에 일부 후보들간 단일화 움직임이 있을 수 있어 최종 대결 구도가 어떻게 짜일지는 두고 봐야 한다.
정 의원은 이날 10월 중순 쯤 자원봉사자 등과 함께 신당을 창당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정 의원은 출마의 명분으로 '지역감정에 의존하는 정치가 아닌 국민화합의 정치' '정치 개혁' 등을 내세웠다. 정 의원은 또 "상대 후보를 비방하는 선거운동을 하지 않겠다"면서 모든 후보들의 선거법 준수 서약을 제의했다. 그의 출마 배경으로는 월드컵 이후 여론조사의 높은 지지도가 결정적이었다. 따라서 향후 지지도 추이가 그의 대권 행보의 결정적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추석 후에도 지지도가 유지된다면 그의 신당 창당론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그의 최대 과제는 원내세력의 확보이다. 그의 출마 선언식에는 후원회장인 이홍구(李洪九) 전 총리와 유창순(劉彰順) 전 총리, 몇몇 전직 의원들이 참석했으나 현역 의원은 민주당을 탈당한 안동선(安東善) 의원과 자민련 안대륜(安大崙) 의원 등에 불과했다. 정 의원측은 내달 중앙당 창당 때까지 현역의원 20명 이상을 참여시켜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한다는 목표를 정하고 민주당 중도파 및 반노그룹 의원들과의 접촉을 강화할 예정이다. 정 의원은 또 신상 문제 등에 대한 검증, 구체적 정책 제시, 재벌 2세의 출마 논란 극복 등의 과제를 안고 있다.
/김광덕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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