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현대 관련주는 증시의 급등장세에 힘입어 견조한 상승세를 보였다.현대상사, INI스틸만 소폭 하락했을 뿐, 대부분 종목들이 상승, 외관상 정몽준 의원의 대선출마 선언에 크게 흔들리지 않는 양상을 보였다. 그러나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 정 의원 관계사들은 1% 수준의 강보합에 머물러 불안감이 가시지 않았음을 반영했다.
증시전문가들은 비록 10년전과는 기업풍토가 많이 달라졌지만 정 의원의 대선출마가 현대가(家)에 악재라는데는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 특히 과거와 달라지지 않은 정치권의 행태상 정 의원 공격용으로 형제 기업인 현대차그룹이나 현대그룹에 대한 폭로성 의혹이 제기될 가능성까지 배제하지 못하고 있다. 한 전문가는 "현대가에 속한 기업에 대한 투자의견 제시를 당분간 삼가고 있다"며 "이들 기업은 기업가치로 평가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전했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에 대한 매수의견을 유지하고 있는 동양증권은 "과거 정주영씨의 대선출마 때처럼 현대측의 자금·인력 지원은 불가능하다"며 "하지만 이번에도 선거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그같은 불안감은 남아 시장에 계속 영향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경우 정 의원이 대주주로 있는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이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고, 정 의원측과 되도록 거리를 두고 있는 현대차그룹과 현대그룹은 심리적 영향권에 들 것이란 분석이다. LG투자증권 송재학 연구원은 "정 의원이 밝힌 정경분리 원칙이나, 현대관련 기업들의 정치권과 담쌓기 등은 일단 긍정적으로 보인다" 면서 "오비이락격으로 빠져 있는 이들 종목들의 주가는 당분간 심리가 변수로 작용하며 등락을 보일 것 같다"고 말했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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