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한 번 말해봐요, 누구 앞에서 이 자식이에요?"(주인공 아리영)딸이 아버지를 다그치는 볼썽사나운 대사가 버젓이 안방에까지 울려퍼진다. 딸이 아버지를 찌를 듯이 식탁에 있는 물병을 깨고, 의붓어머니의 뺨을 때린다. MBC 일일드라마 '인어 아가씨'(연출 이주환, 극본 임성한)의 자극적이면서도 선정적인 장면과 대사가 충격을 주고 있다.
15일 방송된 내용 가운데, 극작가 아리영(장서희)이 자신을 버린 아버지 진섭(박근형)과 그의 아내 심수정(한혜숙)에게 토해낸 말들은 절반 이상이 반말이다. 그리고 그 대사들은 대부분 듣기 민망할 정도로 상스럽다. "터진 입이라구 뭐" "내가 결혼한들 댁 눈이 멀 거야, 밑에 아들 낳아서 죽길 할 거야."
아리영의 어머니 한경혜(정영숙)가 남편 진섭이 가족을 버리고 떠난 뒤 시력을 잃고, 자폐증에 걸린 아들까지 잃은 것에 대한 앙갚음의 성격이 짙다. 여기에 맞서는 심수정의 대사도 그에 못지않다. "야, 이년아 얼마나 더 당하리." 의붓딸에게 뺨을 맞고 하는 소리다.
시청자 게시판에는 300여건 이상의 글이 올라와 열띤 찬반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병 깨는 장면 꼭 필요한가'(정윤정) '복수가 설득력이 없다'(허은미) '아리영이 심한 피해의식에 젖어있고 복수도 억지스럽다. 폭력은 이제 그만'(김지혜) 등 드라마의 언어폭력이나 작위적인 설정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한편 '통쾌하다'는 식의 반응도 적지 않았다. '벌떡 일어날 정도로 흥분했다' '낳아줬다고 다 부모는 아니다' 등의 의견이 있었으며 '더 처절하게 복수를 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었다.
'인어아가씨'는 '매력적인 악녀의 복수극'으로 특히 여성 시청자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드라마. 시청률 29.8%(TNS미디어코리아)를 기록하며 6주째 1위를 달리고 있다. 그런 만큼 내용 하나하나에 대한 시청자의 반응도 여느 드라마와 달리 민감하다.
/이종도기자 ecr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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