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공청소기' 김남일(25·전남)과 '쾌속전차' 김대의(28·성남)가 추석을 앞두고 정면 충돌한다.2라운드(8.7∼9.18일) 마지막 날인 18일 성남에서 열릴 2002 프로축구 K리그 전남과 성남전은 한창 주가를 높이고 있는 새로운 창 김대의와 찰거머리 수비수 김남일의 방패 대결로 불꽃을 튈 전망이다.
홍콩 코믹영화배우 저우싱츠(周星馳·주성치)를 닮아 '김성치'로 불리는 김대의는 생애 최고의 해를 보내고 있다. 7경기 연속 공격포인트(4골 4도움)를 뽑아낸 그는 최근 3경기에선 모두 결승골과 어시스트를 기록, 1―0 짜릿한 승리를 엮어냈다. 성남은 김대의의 활약에 힘입어 7경기에서 6승1무, 홈에서 열린 14경기에서 12승2무의 파죽지세다.
시즌 초 유니폼 깃을 세우며 멋을 부릴 만큼 장난기가 많은 그는 무릎부상을 완전히 털어내 여유가 생긴데다 1월 아들 원준을 얻은 뒤 플레이스타일 마저 달라졌다. 골에 대한 집착력과 경기를 읽는 시야, 완급조절 등이 모두 업그레이드됐다.
14일 울산전에서 공을 한차례 튀겨 수비를 제친 뒤 골키퍼의 움직임까지 읽고 날린 슛은 진정한 골잡이가 됐음을 선언하는 순간이었다.
김남일은 어려운 과제를 떠안고 있다. 올 시즌 자신이 출전한 정규리그에서 2무2패로 기여도가 낮은 점을 확실히 알고 있는 그는 선두 성남전을 전환점으로 삼고 있다.
부상과 퇴장 등으로 20일만에 그라운드에 나선 14일 수원전서 고종수에게 결승골을 헌납했지만 김대의 만큼은 장기인 맨투맨 수비로 완벽하게 '청소'해주겠다는 각오다.
외부 접촉을 자제, 경기에만 집중하려는 김남일은 "대의형이 스피드에 노련미까지 더해졌지만 철저히 봉쇄, 부진에 빠진 팀에 새 바람을 일으키겠다"고 말했다.
울산과 맞서는 포항은 팀의 기둥 홍명보가 14일 안양전에서 퇴장당해 결장하는 부담을 안고 있으며 수원은 약체 대전을 상대로 상위권 도약을 노리고 있다. 2연승으로 2위로 올라선 안양은 9위로 추락한 부산을 홈으로 불러 자웅을 겨룬다.
/이범구기자 gogu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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