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후 제5차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에 참가한 남쪽 가족 99명과 북쪽 가족, 친척 253명이 만난 금강산여관은 다시 눈물바다가 됐다. 이산가족들은 상봉장 곳곳에서 부둥켜 안고 눈물을 흘렸다. 일부 가족은 아무 말도 못한 채 얼굴을 쳐다보고 있기만 했다. 몇몇 가족들은 "이렇게 기쁜 날 왜 우느냐"며 '고향의 봄'을 합창하기도 했다.남측의 손종학(71·여)씨는 북송 재일동포인 아버지 손진황(89)씨와 의붓어머니 류복이(67)씨를 만나 기쁨을 눈물로 대신했다. 북송 재일동포가 남북 이산가족 행사에서 가족을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명복(80·여)씨는 1968년 4월17일 창영호 선원으로 어로작업 중 납북됐던 아들 정장백(54)씨와 며느리 윤명숙(48)씨, 손자 정남진(18)군 등 북녘 혈육의 큰절을 받고 34년의 한을 풀었다. 또 김용순(66·여)씨는 국군포로 출신의 큰오빠 김수동(75)씨, 조카 명월(37·여)씨와 만났다. 남쪽에서 광의의 이산가족 개념으로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는 납북자 상봉은 이번이 세 번째이며 국군포로 상봉은 네 번째다. 김형식(74)씨는 북측의 아들 유하(53)씨, 이용천(70)씨는 여동생 봉녀(60)씨를 만나는 등 남측 반공포로 출신 8명이 북측 혈육과 재회했다.
남쪽 이산가족 가운데 최고령자인 정제원(94) 할아버지는 지팡이를 짚고서 북쪽의 둘째 아들 동인(56)씨를 만나 얼굴을 어루만지며 기뻐했다. 또 93세의 김혜연씨는 북측의 아들 인식(66) 영식(63)씨, 딸 현식(60)씨, 그리고 아내 박종정(90)씨 앞에서 "죽을 줄만 알았는데 이게 꿈이오 생시오"라며 어쩔 줄 몰라 했다.
/금강산=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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