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을 대표하는 영화감독인 야마다 요지(山田洋次·71) 감독이 북한과 일본의 합작 영화 제작을 추진하고 있다. 16일 아사히(朝日)신문에 따르면 야마다 감독이 합작영화를 제작하자는 북한측의 요청을 받아들여 이르면 내년 봄께 북한 현지에서 촬영에 들어갈 예정이다.야마다 감독은 2000년 9월 평양국제영화제에 참석했다가 북한 영화예술 부문 담당자들로부터 영화 합작 제안을 받았고 방북 중 평양 시민들로부터 들은 이야기를 토대로 귀국 후 '그 시절의 나'라는 단편 시나리오를 썼다. 내용은 전력난과 식량난 등 어려운 생활 속에서도 피어나는 젊은이들의 사랑 이야기로 1990년대의 평양을 무대로 하고 있다.
야마다 감독은 이 시나리오를 올해 2월 북한측에 전달했고 4월 평양영화제에 일본 영화 대표단을 이끌고 간 고바야시 마사오(小林正夫) 프로듀서가 그대로 북한에 머물며 구체적 촬영 계획을 북한측과 협의 중이다. 고바야시 프로듀서에 따르면 평양 시내를 자유롭게 로케하고 배역과 스탭은 주로 북한 영화인들을 쓰기로 북한측과 거의 합의했다.
야마다 감독은 일본의 국민영화로 불리우는 '남자는 괴로워'를 1969년부터 1990년까지 무려 46편이나 연작으로 만들어 히트시킨 일본의 대표적 영화감독이다.
일본 서민들의 애환을 희극적으로 묘사한 이 시리즈 영화는 고 김일성(金日成) 주석과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도 자주 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영화는 또 평양외국어대학에서 일본어 교재로 사용되고 있다.
/도쿄=신윤석특파원 y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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