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프터서비스(AS)망을 자체적으로 갖추는 중소기업이 늘고 있다. 판로를 못찾아 애를 먹을 정도로 경쟁력이 취약한 국내 중소기업계에서 전국 AS망까지 구축했다면 일단 기술력과 상품화 능력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기업이다. 이들 중소기업은 'AS 공세에 감동한' 고객이 늘어 매출이 급신장함에 따라 AS센터를 더 늘릴 계획이다.
'AS 중시 경영'의 대표적인 업종은 소형가전이다.
브라운, 필립스전자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국내 전기면도기 시장을 삼분(三分)하고 있는 조아스전자의 경쟁력은 AS에서 나온다. 조아스전자는 서울 경기 대전 광주 수원 울산 등 대도시 8곳에 AS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부산과 경남지역은 올 3월에 오픈했고, 앞으로 전국의 거점도시를 중심으로 매년 2∼3개씩 AS센터를 늘릴 계획이다.
조아스전자의 AS 기간은 지방 4일, 수도권 1∼2일로 대기업 가전제품의 AS에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오태준 사장은 "외국계 경쟁사가 대리점이나 국내 대기업에게 AS 대행을 맡기는 데 반해 조아스전자는 독자 브랜드를 가진 AS센터를 운영해 소비자들의 신뢰도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또다른 소형가전 전문기업 두원테크는 서울 용산과 대전 전주 광주 부산 대구 등 6개 지역에 AS센터를 두고 있다. 이외 지역은 아직 대기업이 대행하고 있지만 앞으로 자체 AS망으로 커버할 계획이다.
두원테크는 1차로 내년 하반기까지 전국 30개의 AS센터를 가동한다는 청사진을 갖고 있다. 2004년까지는 50여개로 확대할 방침. 각 센터당 5,000만∼1억원을 지원하는 공격경영을 펼쳐 지역 중소기업의 AS 대행사업까지 노리고 있다. 전낙희 이사는 "가전제품의 생명은 AS"라며 "대기업과 경쟁하겠다는 포부를 가진 중소기업은 대기업 수준의 AS센터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밥솥시장에서 부동의 1위인 쿠쿠홈시스의 AS센터는 50여개. 쿠쿠홈시스는 내년까지 각 AS센터별로 2∼3개 서비스지정점을 추가로 설치, 'AS센터 100개 시대'를 열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AS의 품질에서는 대기업도 함부로 흉내내지 못하는 '방문 서비스'를 도입했으며, 각 센터별 서비스의 질을 균일화하기 위해 중앙 서비스 처리센터를 별도 운영하고 있다.
쿠쿠홈시스의 구자신 사장은 "특히 우리나라 소비자는 우수한 AS를 제공하는 브랜드를 선호한다"며 "중소기업도 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규모에 맞는 전문 AS센터를 반드시 설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컴퓨터 모니터 전문기업 IMRI는 서울 용산과 경북 상주에 AS센터를 뒀다. 비록 센터의 수와 규모는 아직 미흡하지만 AS에 소요되는 기간이 3일이면 족할 정도로 경쟁력이 있다. IMRI도 내년중 AS센터의 수를 크게 늘릴 방침이다.
/김태훈기자 onewa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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