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농구사상 림(305㎝)이 이렇게 낮아 보인 적이 없다. 국보급센터 서장훈(28·207㎝·삼성)과 골리앗센터 김주성(22·205㎝·TG)으로 구축된 트윈타워가 20년 만에 만리장성을 허물 선봉장으로 나선다.한국 남자농구가 1982년 뉴델리 아시안게임 우승이후 20년 만에 금메달에 도전하는 것이다.
경기 용인에 있는 프로농구 대구동양체육관에서 손발을 맞추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서장훈과 김주성은 "트윈타워의 위력을 반드시 보여주겠다"며 두 손을 마주 잡는다.
김주성이 올 초 원주TG에 입단하면서 둘은 대표팀 선후배를 떠나 프로농구에서는 라이벌이다. 서장훈은 큰 키에 비해 몸놀림이 빠르고 슈터 못지 않은 미들슛 능력이 트레이드마크다. 김주성은 서장훈에 비해 미들슛 능력은 떨어지지만 속공이 뛰어나다.
둘은 서로 조화만 이룬다면 야오밍(226㎝·휴스턴 로케츠)과 멍크 배티어(210㎝·덴버 너게츠)가 버티는 중국을 꺾을 수 있다는 자신감에 차 있다.
더욱이 서장훈은 "프로농구에서 2m대의 용병들과 몸싸움을 벌이며 장신선수들을 상대하는 법을 터득했다"며 "후배 주성이와 함께 한국농구의 매운 맛을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주성은 "지난해 동아시아대회에서 장훈이형이 빠졌음에도 야오밍과 왕즈즈가 버틴 중국에 역전승을 거둔 적이 있다"며 "장훈이 형을 도와 골밑을 지킨다면 다시 한번 중국을 꺾을 자신이 있다"고 맞장구 친다.
한국은 99년 아시아선수권에서 중국에 45―63으로 패했지만 지난해 오사카 동아시아대회에서는 상무와 대학선수 중심의 1.5군을 파견했음에도 야오밍과 왕즈즈를 앞세운 중국에 100―97로 역전승을 거뒀다.
서장훈-김주성을 중심으로 한 한국 남자농구가 중국을 꺾을 비책은 속공과 함정수비. 서장훈과 김주성이 큰 키에도 불구하고 몸놀림이 빨라 가능한 전술이다.
김 진 대표팀 감독은 "역대 최강의 트윈타워를 앞세워 골밑을 장악하고 중국의 야오밍 등을 협력수비로 봉쇄하면 중국이 결코 난공불락은 아니다"고 말했다.
/여동은기자 deyu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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