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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파TV "PR비 오해받을라" 뮤직비디오 "찬밥" 대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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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파TV "PR비 오해받을라" 뮤직비디오 "찬밥" 대접

입력
2002.09.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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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직비디오가 공중파 방송으로부터 냉대를 받고 있다.얼마 전만까지만 해도 뮤직비디오는 방송 3사 연예 오락 프로그램의 단골 메뉴. 연예정보 프로그램은 말할 것도 없고 웬만한 오락 프로그램에서도 마지막에 최신 뮤직비디오를 자막이 다 올라갈 때까지 내보냈다.

그러나 최근 KBS를 필두로 이들 프로그램에서 뮤직 비디오가 속속 자취를 감추고 있다. 뮤직 비디오 대신 자사 가요순위 프로그램에 출연해 노래하는 가수의 모습을 내보내거나, 아예 코너 자체를 없애 버렸다. KBS는 공식적으로 뮤직비디오 방송을 자제하겠다는 입장이고, MBC와 SBS도 분위기가 예전 같지 않다는 게 가요 매니저들의 얘기다.

이유는 간단하다. 뮤직비디오가 최근 검찰의 연예비리수사에서 음성적 PR비가 오가는 주된 원인으로 지목 받았기 때문. 실제 방송, 가요계에서는 모 PD가 누구의 뮤직비디오를 편집 없이 몇분 동안 전곡을 틀어주는 대가로 얼마를 받았다는 소문이 이전부터 나돌았다. 수사 이후 방송사 예능국은 "프로그램 섭외 등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명백한 홍보물인 뮤직비디오를 공중파에서 굳이 방송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문제는 무조건 뮤직비디오를 막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점. 뮤직비디오가 노래를 홍보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수단인 것은 분명하지만, 방송의 위력은 막강한 데 반해 막상 가수가 나가 노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손에 꼽을 정도인 상황에서 뮤직비디오는 가수를 대신하는 역할도 한다. 신인이나 TV 출연을 많이 하지 않는 가수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애초에 케이블 방송을 위해 만들어지기 시작한 뮤직비디오가 비정상적으로 그 비중이 커진 것도 이러한 방송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

특히 KBS가 뮤직비디오 대신 순위 프로그램 출연장면을 틀어주는 것을 두고 '눈 가리고 아웅한다'는 비난도 나오고 있다. 또 "순위 프로그램 출연이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것 만큼이나 어려운데 뮤직비디오 대신 순위 프로그램 출연장면을 내보내면 어쩌라는 얘기냐"는 한 신인 가수 매니저의 하소연도 일리가 있다. 벌써 일부 발 빠른 매니저들은 교양국과 외주제작사를 뚫고 있다. "예능국과는 달리 별다른 거부감이 없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뮤직비디오가 홍보물이라면, 연예 정보 프로그램에서 뮤직비디오 촬영 소식을 전하는 것은 뭐냐"는 지적도 있다.

불과 몇년 사이에 가요계의 필수품이 된 뮤직비디오. 하루아침에 방송에서 내몰리는 것은 갑작스런 성장과 비대한 역할, 그에 따른 부작용 만큼이나 당혹스러운 일임에 틀림없다.

/김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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