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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부실정책 뒤엔 부실통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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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부실정책 뒤엔 부실통계가

입력
2002.09.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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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는 복잡한 현실을 한눈에 쉽게 파악하기 위한 중요한 수단이다. 따라서 통계는 각종 정책 수립의 기본이 된다. 통계를 기초로 정책이 마련되고 집행된다. 잘못된 통계는 당연히 잘못된 정책을 낳는다.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일관성이 없고, 효율성이 떨어지는 이유가 밝혀졌다. 무엇보다 부동산 관련 정부 통계가 부실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통계청이 매월 조사해 발표하는 '소비자 물가 동향'과 국민은행의 '도시주택 가격 동향' 등 2가지를 공식 통계로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통계청은 주택 매매가격을 포함하지 않고 있고, 국민은행은 조사인원과 표본이 적고, 지역별 세분화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 통계들만 봐서는 부동산 가격 동향을 실상대로 파악하기 어렵다.

이에 따라 정부는 민간 부동산 정보업체의 조사 결과에 크게 의존하고 있으나 이 역시 기본적으로 신뢰성에 문제가 적지 않다. 실제 피부로 느끼는 부동산 가격 움직임과 통계 수치 사이의 괴리감이 상당하고, 뒷북을 치거나 서로 모순되는 정책이 많은 것은 이런 맥락에서다.

부동산 투기는 '망국의 병'으로 불릴 정도로 수십년에 걸쳐 문제가 되어 왔는데도 이에 대한 제대로 된 통계조차 없다는 것은 놀라울 뿐이다. 도대체 정부는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그동안 수없이 나왔던 부동산 대책이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했고, 부동산 투기는 연례 행사처럼 되풀이되는 이유의 근본에는 이 같은 통계 부실이 자리잡고 있다.

객관성, 신속성 등이 보장되는 정부 차원의 부동산 관련 통계 작성이 시급하다. 정확한 현실 파악도 없이 내놓는 정책은 그래서 사태를 더욱 악화시킬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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