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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연예 루머"도 정보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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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연예 루머"도 정보인가?

입력
2002.09.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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탤런트 송승헌의 아버지가 원로 배우 트위스트 김을 명예훼손혐의로 고소했다. 김씨가 회고록에 "스타 S가 사실은 내 아들"이라고 쓴 것이 터무니없다는 이유다. 그러나 발단은 지난해부터 인터넷상에 나돈 송씨의 출생에 관한 근거없는 루머다. 이런 와중에 김씨의 회고록이 나오자 "S가 바로 송승헌"이라는 루머가 더 확산됐다. 법이 시비를 가리겠지만, 이미 인터넷에는 송씨와 가족에게 치명적인 루머가 기정사실처럼 떠돌고 있다.연예계 선후배를 악연으로 몰고 간 이 사건은 언뜻 연예계 주변에 난무하는 황당한 괴담이 원흉이다. 그러나 인기 연예인에 관한 악의적 루머는 어느 시절이나 있기 마련이고 대개 믿거나 말거나 식 소문으로 지나간다. 문제는 근거없는 루머를 스포츠 신문과 TV 연예 프로그램이 무차별적으로 확대 재생산하는 풍토다. 분별없는 보도가 연예인을 대중의 술안주 감으로 만들고, 끝내 송사(訟事)로 치닫는 불행을 만드는 것이다.

연예계 주변에서 생산되는 이런 터무니없는 괴담은 부지기수다. 스타 A가 해외 촬영 때 여동생과 방을 함께 썼다는 보도가 나가자, 인터넷에 남매가 '이상한 관계'라는 괴담이 유포된다. 얼마 전 약혼한 배우 B씨의 신부감 C씨를 두고 '나는 C의 고교 동창인데…'라며 추문을 증언하는 식의 루머가 이어진다. '여배우 D와 E는 동성애 관계'라거나, '중견 여배우 F씨가 운동선수 출신 G씨와 묘한 관계'라는 등, 그야말로 끝이 없다.

민영 MBC와 SBS는 물론이고 명색이 공영방송인 KBS조차 주말 황금시간 대의 이른바 연예정보 프로그램에서 각종 스캔들과 루머까지 '정보'라며 전하고 있다. 아침 주부대상 프로그램도 경쟁하듯이 뒤따른다. 인기인의 인격과 시청자의 건강한 정서를 함께 짓밟는 행태는 이제 그만둬야 한다. 연예계와 사회 전체를 해치는 방송 프로그램은 존속해야 할 이유가 없다.

/박은주 문화부 차장대우 ju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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