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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매니저들이 말하는 "한국의 부자"/"부자의 재테크 철칙은 節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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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매니저들이 말하는 "한국의 부자"/"부자의 재테크 철칙은 節稅"

입력
2002.09.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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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 고객들만 골라 특별 자산관리를 해주는 프라이빗뱅킹(PB) 시장이 달아 오르면서, 베일에 가려져 있던 한국 부자들의 자산보존·자산증식 노하우가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부자 고객들을 상대로 재산관리에서 인생상담에 이르기까지 토털서비스를 제공하는 PB매니저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한국 부자들의 윤곽을 그릴 수 있기 때문이다. PB매니저들에 따르면 한국 부자는 10명중 6명이 부동산을 통해 부(富)를 일궜고, 이 때문에 부동산에 대한 집착이 누구보다 강하다. 또 이들의 재테크 제1원칙은 '절세'이고, 제2원칙은 정기예금 이자에다 플러스 알파(걌) 정도 추구하는 '안정지향'이다. 이들의 재테크 목표는 '잘 보존해서, 온전하게 물려주는 것'이기 때문에 투자성향은 극히 보수적이고, 재산을 까먹을 수도 있는 위험은 절대 사절한다.

▶부동산에 대한 집착

한국 부자들의 부동산에 대한 믿음은 절대적이다. 이는 이들이 부를 축적하는 과정에서 부동산이 핵심적 역할을 했기 때문. 우리은행이 올 3월 컨설팅 회사에 의뢰, 예금자산이 1억원 이상인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내부보고서에 따르면 이들중 60% 이상이 부동산 투자를 통해 부를 쌓은 것으로 분석됐다. 우리은행 김인응 PB지원팀장은 "부동산중에서도 환금성이 뛰어난 아파트에 애착이 많고, 일부 세무조사를 우려하는 부자들은 수십억원대의 건물이나 골프연습장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대우증권 자산관리마케팅부 김찬 부장도 "압구정동 대치동 방배동 등 강남 부자들은 70∼80%가 부동산으로 부자가 된 사람"이라며 "금융자산이 10억원이면, 부동산이 40∼50억원 정도는 된다"고 설명했다.

▶자산운용 제1원칙은 절세

부자들에게는 '세금 덜 내는 것'이 '더 버는 것'보다 더 중요한 재테크 철칙. 하나은행 김성엽 PB지원팀장은 "부자고객들의 연령은 대부분 재산 대물림을 고려해야 하는 50∼70세"라며 "때문에 각종 금융상품을 활용한 절세방법와, 상속·증여세 절세요령은 이들에게는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분리과세 혜택이 주어지는 세금우대저축, 신협의 정기예·적금, 7년제 비과세 저축성보험, 금융소득종합과세 적용을 받지 않는 비과세 저축형 연금상품 등을 십분 활용한다는 게 일선 PB매니저들의 설명. 투기등급 채권을 일정 비율 편입해야 하는 비과세 고수익 고위험펀드는 리스크가 커 상대적으로 관심이 떨어진다.

또 상속·증여세를 합법적으로 덜 내기 위해 비상장 우량주식, 기준시가가 낮은 임대형 부동산, 비실명장기채권 등도 애용한다. 최근에는 부부간에 서둘러 증여하는 게 부자들의 최대 관심사. 이는 이자·배당소득, 임대소득 등에 대한 부부합산 과세가 위헌결정이 내려지면서, 정부가 내년부터 부부간 증여세 면제 기준을 5억원에서 3억원을 인하하기로 한 데 따른 것이다.

▶리스크는 No, 정기예금 + 알파면 Ok

기왕에 벌어놓은 것이 많은 부자들은 대부분 위험을 감수한 재산증식보다는 안전한 재산보존에 더 심혈을 기울이는 위험회피 투자성향이다. 삼성금융연구소에 따르면 미국 부유층의 금융자산 포트폴리오 가운데 예금·현금 비중이 12%인 반면, 한국 부유층은 53%에 달한다. 반대로 주식·채권은 미국이 35%인 반면, 한국은 17%에 불과하다.

우리은행 김인응 팀장은 "부자고객들의 80%는 보수적 투자성향으로, 금융자산중 주식형 상품은 많아야 20%"라며 "이들은 정기예금 금리에다 플러스 알파(걌)를 추구하며, 대박을 꿈꾸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우증권 김찬 부장은 "벤처붐으로 부를 쌓은 사람이나, 연예인이나 스포츠인 등 상대적으로 젊은 40대 부자들은 공격적 상품을 선호하기도 하지만, 이는 일부"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또 돈 흐름과 돈 버는 방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자신하기 때문에, 자신이 수십년간 지켜온 자산배분 원칙을 쉽게 포기 하지 않는다.

/유병률기자 bryu@hk.co.kr

■"금융자산 10억이상이 부자"

대부분 금융기관은 PB마케팅의 핵심고객인 부자의 기준을 금융자산이 10억원 이상인 사람으로 정의한다. 실물자산은 금융자산의 4∼5배로 추정된다. 금융자산이 10억원이면 이자소득(은행신탁 배당률 7% 적용)이 7,000만원으로, 이자소득만으로도 '가장 잘사는 10%(연평균 소득 7,200만원이상)'에 들어간다. 삼성금융연구소에 따르면 금융자산이 10억원 이상인 부자는 2000년 현재 14만가구 내외로 전체 가구의 1% 수준이다.

우리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수도권에서 부자들이 많이 거주하는 곳은 동부이촌동, 압구정동, 대치동, 서초동(삼풍아파트)과 송파구의 훼밀리·올림픽·아시아선수촌 아파트, 목동 일부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강북에서는 평창동, 성북동 등에 많이 살고 있는 데, 성북동의 경우 부자들의 이탈 속도가 두드러지고 있는 추세. 또 분당의 수내동(시범단지, 양지마을, 파크타운 등)과 용인 수지(신봉리, 성복리)가 신흥 부자촌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동네에 따라 부자들의 유형이 다르다는 게 PB매니저들의 설명. 대우증권 김찬 부장은 "압구정동·대치동·방배동 부자는 주로 부동산으로 부를 일군 반면, 목동은 의사·교수 등 전문직 부자나 유산을 많이 물려 받은 사람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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