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서라벌고 2학년이던 김대섭(21·성균관대)이 국내 최고권위의 한국오픈에서 우승하자 깜짝쇼 정도로 여기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해 또다시 한국오픈을 제패하자 입을 다물지 못했다. 아마추어로서 2차례나 한국오픈을 석권한 것이 믿기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당장 프로에 뛰어들면 1∼2승은 무난하리 라던 김대섭은 지난해 한국오픈을 마치고 프로로 전향했다. 하지만 데뷔 첫 해인 올 시즌 단 1승도 올리지 못하고 프로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김대섭이 15일 강원 평창군 휘닉스파크 GC(파 72)에서 끝난 삼성증권배 제45회 한국프로골프(KPGA)선수권대회(총상금 5억5,000만원) 최종라운드서 2언더파(버디 5, 보기 3개) 70타를 쳐 최종합계 13언더파 275타로 데뷔 첫 승을 올렸다. 또 우승상금 1억원을 추가, 강욱순(37·삼성전자·1억6,500만원) 최광수(42·코오롱·1억5,900만원)를 2,3위로 밀어내고 상금랭킹 1위(1억6,600만원)로 뛰어올랐다. 박남신(42)은 최종합계 11언더파 277타로 단독 2위를 차지했고 전날까지 단독 2위였던 최광수는 1오버파로 부진, 4위에 머물렀다.
김대섭은 전반 9홀에서 사실상 우승을 확정지었다. 최광수와 함께 마지막조로 출발한 김대섭은 3번홀(파 4)에서 버디를 잡은 최광수와 동타(11언더파)를 이뤘다.
173㎝, 65㎏의 크지 않은 체구의 김대섭은 두둑한 배짱을 앞세워 4번홀(파 4)에서 상황을 반전시켰다. 버디를 낚아 다시 리드를 잡고 5번홀(파3)에서 5번 아이언 티샷을 온 그린시킨 뒤 3m짜리 버디퍼트를 넣어 2타차로 앞섰다. 파5의 7번홀이 승부처. 김대섭은 피칭샷을 홀 50㎝옆에 붙여 버디를 잡은 반면 최광수는 2퍼트로 보기를 범해 단숨에 스코어를 4타차로 벌려 우승을 확신했다. 김대섭은 경기를 끝낸 후 "프로데뷔 첫 승과 상금랭킹 5위의 목표를 달성해 기쁘다. 일본무대에서 뛴 다음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 진출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정연석기자 ys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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