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주주가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담보로 맡긴 주식을 채권자가 매물로 내놓는 바람에 주가가 폭락하거나 최대주주가 바뀌는 경우가 늘고 있다. 특히 일부 코스닥 기업주들이 사채업자등과 짜고 주식을 담보로 맡긴 뒤 거액을 챙기고 사채업자는 공시없이 주식을 매각해 투자자들이 큰 피해를 보고 있다.12일 코스닥증권시장에 따르면 올들어 최대주주가 담보로 맡긴 주식이 매물로 나온 경우는 지금까지 7건으로 지난해 총 3건에 비해 크게 늘었다. 여기에 공시를 하지 않은 경우까지 합할 경우 담보주식 대량 매도 건수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코스닥등록기업인 벨로체피아노는 11일 최대주주 겸 대표이사인 박호영 사장이 사채업자에게 담보로 맡긴 140만주 가운데 120만주가 매물로 나왔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박 사장의 지분율은 기존 22.54%에서 3.22%로 낮아져 최대주주가 바뀌었다. 이 회사 주가는 지난주말부터 3일 연속 하한가 후 최근 이틀간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급등락하고있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주가하락으로 담보가치가 떨어지자 담보권자가 일방적으로 주식을 매도했다"고 말했다.
모디아도 이달 3일부터 5일까지 최대주주인 김도현 대표가 담보로 맡긴 주식 중 27만주가 매물로 나왔다고 공시했다. 금융감독원이 최근 김 대표를 시세조종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면서 주가가 폭락하자 담보가치 하락을 우려한 채권자가 주식을 매물로 내놓은 것이다. 회사측은 "추가 담보 설정 등을 통해 더 이상 매물이 나오지 않게 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주가는 이미 30%이상 떨어졌다.
심스밸리는 이달 2일 최대주주인 지알엔홀딩스가 20만주를 장내 매도했다고 공시했지만 사채업자가 담보로 받았던 주식 19만주도 공시 없이 추가로 매도된 것으로 드러났다. 코스닥증권시장 관계자는 "주식담보대출에 대한 공시의무가 없기 때문에 부실기업이나 문제 기업의 담보 주식이 앞으로 시장에 나올 가능성은 더 높다"고 말했다.
/김호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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