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부정 의혹과 광고매출 급감 등에 따른 세계 최대 미디어그룹 AOL타임워너의 주가폭락을 보면서 미디어·광고 관련주를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하지만 광고주(기업)들의 광고수요를 가늠할 수 있는 광고경기실사지수(ASI)의 최근 추이는 희망적이다. 올 3월 134.7포인트를 정점으로 내리막을 걸었던 ASI지수는 7월 76.9포인트, 8월 86.8포인트로 떨어졌으나 9월 들어 다시 100을 웃도는 119.7을 기록했다. ASI지수가 100을 넘으면 광고 경기가 전월보다 좋아질 것으로 생각하는 광고주가 많아 광고경기가 그만큼 회복되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
대한투자신탁증권 김태희 연구원은 "추석·결혼 등 계절성 특수로 관련 업종의 광고물량이 크게 증가하고, 기업들도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스포츠마케팅을 재개할 계획이어서 광고경기가 다시 성수기로 접어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때문에 매출의 95%를 TV광고에 의존하고 있는 SBS의 9월 초 광고 판매율은 96.2%로 전년 동월(94.7%)을 초과했으며 올 8월의 91.3%보다 상승했다. 광고판매율은 보통 총 방송시간의 10분의1 정도로 정해진 한달 방송 광고시간에 따른 광고수익 예상치를 얼마정도 채웠는지를 나타낸다. 한국방송공사에 따르면 올 9월 방송3사의 광고판매액은 360억원으로 8월보다 111.7%(193억원) 증가했다. 동부증권 차재헌 연구원은 "월드컵 이후 위축됐던 방송광고시장이 8월 말부터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광고단가도 인상돼 연말로 갈수록 수익성은 더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올 상반기 경기회복에 따른 광고수요 증가와 월드컵 광고 확대로 실적이 급신장했던 제일기획의 주가도 여름철 광고시장 위축과 외국인 매도의 여파를 딛고 재상승 채비를 하고있다.
KGI증권 이수현 연구원은 "아시안게임을 전후해 광고취급액이 150∼200억원 늘고 12월 대선까지도 광고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올 국내 광고시장은 2001년보다 13.8% 확대된 6조303억원으로 전망된다"며 "제일기획의 매출액과 순이익은 작년보다 각각 17.0%와 23.1% 증가한 4,117억원과 433억원으로 예상된다" 고 말했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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