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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593)스베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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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593)스베보

입력
2002.09.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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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8년 9월13일 이탈리아 심리소설의 선구자 이탈로 스베보가 자동차 사고로 죽었다. 67세였다. 스베보의 본명은 에토레 슈미츠다. 본래의 성(姓)에서 짐작되듯 아버지는 독일계였다. 필명 스베보도 이탈리아어로 독일 슈바벤 사람이라는 뜻이다. 스베보는 상업학교에 다니다가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학업을 중단하고 은행에 들어가 20년 동안 일했다. 30대에 '어떤 삶'과 '노년' 두 편의 소설을 발표했으나, 평단의 주목을 받지 못하자 절필하고 장인이 경영하는 도료회사에 들어가 사업에 전념했다.사업 때문에 영어를 익혀야 했던 스베보는 46세때 제임스 조이스라는 청년을 가정교사로 맞아들였다. 스물한 살 차이의 두 사람은 이내 절친한 벗이 되었다. 조이스는 중년 사업가에게 미발표 원고 '더블린사람들'을 읽게 했고, 중년사업가는 청년 작가의 격려에 힘입어 다시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정신과 의사에게 환자가 진술하는 형식을 빌린 스베보의 1923년 소설 '제노의 고백'은 이탈리아에서는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조이스의 소개로 파리 문단에 알려지면서 스베보의 이름을 유럽 전체에 알렸다.

'제노의 고백'의 주인공인 사업가제노 코지니는 죄의식에 사로잡힌 간통자이자 지독한 니코틴 중독자다. 그는 또 자기 합리화의 선수다. '제노의고백'의 한 대목. "내 병(病)은 내게 들림(憑依)이 되었고 망상이 되었고 거의 가위눌림이 되었습니다. 그것은 어떤 방식의 추론에서 비롯된 것이 분명해요. 도착(倒錯)이라는 말로 우리가 의미하는것은 건강으로부터의 일탈이잖아요. 우리가 삶의 한 때에 지녔던 그런 건강 말입니다. 나는 건강이 좋았을 때의 아다가 어땠는지를 알고 있었죠. 그녀가 건강했을 때 걷어찼던 나를 그 뒤 사랑하게 된 것은 그녀의 도착 때문이 아닐까요?"

고종석 /편집위원 aromach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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