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가 12일 일일 장애 체험 행사에 참여, 장애인들이 일상에서 겪는 불편과 고통을 체험하는 기회를 가졌다. 노 후보는 사회복지법인 '장애인의 꿈 너머'가 마련한 행사에서 휠체어를 타고 여의도 공원을 출발, 지하철을 이용해 이동한 뒤 영화를 보고 점심 식사를 할 때까지 5시간여 동안 지체·청각· 시각 장애를 고루 체험했다.노 후보는 지하철 5호선 여의도 역과 종로3가 역에서 장애인용 엘리베이터와 리프트 시설을 이용했고 종로 3가 역에서 인근 서울극장까지 갈 때는 눈가리개를 하고 지팡이에 의지해 걸었다.
사회부적응 남성과 지체장애 여성 사이의 사랑을 그린 영화로 최근 베니스 영화제에서 감독상 등을 수상한 '오아시스'를 관람할 때는 귀마개를 했다. 눈가리개를 한 채 장애인 50여명과 함께 점심 식사를 한 노 후보는 "장애인 단체들과 상시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체계를 제도화할 것"이라면서 "특권 없는 사회보다는 장애 등으로 인한 차별이 없는 사회를 우선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56세 생일(음력)을 맞은 노 후보는 장애인들이 불러주는 축가를 듣고 함께 케이크를 자르기도 했다. 노 후보는 바쁜 일정 때문에 따로 미역국을 먹지 못하고 밤늦게야 가족들의 조촐한 축하를 받았다.
/고태성기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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