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테러 1주년과 '트리플위칭데이'가 겹치는 12일(한국시간)을 주목하라.' 미국의 이라크 공격과 추가테러에 대한 불안감 고조로 세계증시가 급락을 거듭하고 있다. 국내 증시는 이날 지수선물과 옵션, 개별지수옵션 만기일이 겹치는 '트리플위칭데이'를 맞고 이어 부시 미국 대통령은 유엔총회 연설에서 이라크에 최후통첩성 중대선언을 할 예정이어서 투자자들은 초긴장상태다.***12일은 파생상품만의 이벤트?
전문가들은 선물·옵션 동시 만기일의 프로그램 청산 규모가 1,000억원 이하로 예상돼 '파생상품만의 이벤트'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프로그램 매수차익거래 잔고가 3,000억원 미만에 불과한데다 시장베이시스(선물값과 현물값의 괴리)가 '0'에 가까워 변동성이 적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삼성증권 전균 연구위원은 "9일 현재 매수차익거래 잔고는 2,910억원인데 과거 예로 볼 때 만기일 직전의 매수차익 잔고가 4,000억원 미만일 때는 시장에 별다른 충격을 주지 못했다"고 말했다.
LG투자증권 황재훈 파생상품 담당 애널리스트도 "현재 매수차익거래 잔고 대부분이 장기 유지되고 있는 외국계로 추정된다"면서 "12일 출회될 수 있는 매수차익거래 잔고 물량은 장기 롤오버 물량을 가정할 경우 최대 300억원을 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개인은 10일 지수선물·옵션시장에서 공격적인 매도성향을 보였다. 지난해 9·11테러 당시와 같이 주가하락을 기대한 투기심리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대한투신증권 지승훈 연구원은 "특히 그동안 옵션시장에서 매수성향을 보여왔던 개인이 강한 매도로 돌아선 것은 지난해처럼 '대박'이 터질 것을 기대한 '9·11테러 효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전쟁과 테러 불안감
미국시장은 지난 주말에 이어 주초에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예상외로 실업률이 긍정적으로 나오면서 경기회복의 기대감이 다시 살아난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주말 8월 소비자 기대지수, 소비자 판매액지수 등 주요 지표가 나올 예정이고, 중동전쟁 및 추가테러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어 주가가 다시 한번 크게 출렁거릴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세계 경기 및 증시의 동반 약세를 고려할 때 펀더멘털에 기초한 국내증시의 차별성이 점차 상실되는 분위기"라며 "9·11테러 1주년을 맞는 뉴욕증시의 향방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LG투자증권 강현철 연구원은 "펀더멘털에 기반한 한국증시의 우월성은 아직 남아 있으나, 현재의 주가 약세는 전세계적인 특징인 만큼 보수적인 투자자세가 필수적이다"라고 지적했다.
대신증권 성진경 연구원은 "심리적 지지선인 700선 회복 여부와 9월11일 이후 미국증시의 안정성 확인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면서 "당분간 원유가격의 추이를 주시하면서 기술적 반등을 겨냥한 단기 매매전략을 구사하라"고 조언했다.
/고재학기자 goind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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