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전쟁은 많은 아프간 사람들의 인생을 바꿔놓았다.아프간 공군 준장 카톨 무하마드자이도 그런 사람 가운데 하나이다. 그는 여성이다. 여성이 준장이 됐다는 것은 탈레반 정권에서는 생각지도 못할 일이다.
미국 시사주간 타임 최신호(11일자)는 9·11 1주년 특집으로 테러 사태가 인생을 바꾼 사례를 소개하면서 카톨을 대표적인 경우로 꼽았다. "부르카(아프간 여성들이 전신에 두르는 천)에서 베레모로"라는 표제는 베일 속에 얼굴을 감추고 살아야 했던 한 여성이 해방을 찾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여성으로는 드물게 아프간에서 공수부대원으로 활약하던 그녀는 탈레반이 집권하면서 1996년 그토록 사랑하던 군에서 강제퇴역당했다. 이후 카톨은 매달 13달러의 급료를 받으며 바느질과 구슬장식 같은 일을 하며 지낼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작년 11월 탈레반 정권이 붕괴되면서 5년만에 군인의 길을 되찾았다. 당초 소령으로 원대복귀했으나 올 4월에는 준장으로 진급까지 했다. 현재 아프간 군에 여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공군 장성은 처음이다.
카톨은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낙하산에서 뛰어내릴 때 닥쳐오는 거센 바람도 두렵지 않다"며 군을 재건하는 데 힘을 쏟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군 동료들도 "카톨이 자랑스럽다"며 그녀의 복귀를 반기고 있다.
/김명수기자 lece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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