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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KT종합상황실 한종욱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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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KT종합상황실 한종욱 부장

입력
2002.09.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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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전역에 거미줄처럼 깔린 2,400만 회선의 유선통신망을 관리하는 경기 분당의 KT 본사 종합상황실. 일요일인 8일 오전에도 한종욱(48) 부장을 포함한 KT 직원 50여명이 강릉 고성 등 수해지역에서 올라오는 통신망 복구 상황을 점검하고 지시를 내리느라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이들은 태풍 루사의 한반도 접근으로 KT에 재해상황실이 차려진 지난달 30일 이후 열흘째 집에 가지 못하고 있다.

한 부장에 따르면 지난달 31일부터 KT 상황실도 전쟁터가 됐다. 강원 지역에서 통신망 두절을 알리는 다급한 전화 벨소리가 빗발치기 시작한 것. 1일 새벽에는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3개 구간으로 분산 구축했던 서울-강릉간 통신망이 모두 끊기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한 부장은 "끊긴 통신망을 잇고, 위기에 빠진 시설을 지키는 사투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통신망이 끊긴 지 1시간만인 새벽 2시40분 복구반이 초속 30m의 강풍과 폭우를 무릅쓰고 해발 1,600m 고산지대인 태백과 함백지역 중계소로 출발했다. 40㎏가 넘는 광케이블을 짊어진 복구반은 5시간의 야간 산행 끝에 중계소에 도착, 오전 8시20분께 중계소를 완전 복구했다. "목숨을 건 활동이었다"고 한 부장은 전했다.

한 부장은 "부산에서는 쓰러진 통신안테나를 세우기 위해 태풍 속에서 40m의 철탑에 오른 직원들도 있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강풍으로 추락할 위기에 빠진 금오산 중계소의 비디오 수신용 안테나를 KT 직원 5명이 신속하게 복구하지 않았다면 경남지역 방송에 장애가 발생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부장은 "4,000여명의 KT직원이 신속한 복구에 나선 덕분에 수해피해를 입은 36만3,000회선의 통신망 중 8일 현재 99%가 제기능을 회복했다"고 말했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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