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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수해지역 이웃의 놀자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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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수해지역 이웃의 놀자판

입력
2002.09.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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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적으로 수해지역 돕기 운동이 펼쳐지고 있다. 직장인들이 고향을 찾아 구슬땀을 흘리고 자원봉사자들은 아무 연고도 없는 지역으로 달려가 주민들과 고통을 함께 하고 있다. 전에 수재를 당했던 사람들도 그 때의 보은을 하겠다며 앞 다투어 수재민들을 돕고 있다.그런데 수해는 아랑곳하지 않고 잔치판을 벌이는 사람들은 대체 어떤 사람들인가. 수재민들은 밤잠을 자지 못하고 끼니도 거른 채 복구에 여념이 없다. 하루 아침에 삶의 터전을 잃고 절망한 나머지 목숨을 끊은 수재민도 있다. 그런 판에 수해지역 인접 시·군에서는 축제가 열린다고 한다. 이번 주말에 집중된 행사 중에는 도와 군이 예산을 지원하는 것도 많다. 명칭이야 그럴 듯 하지만, 알고 보면 대부분 먹고 노는 행사다. 평소 봉사를 내세우는 사회단체가 소속 회원과 가족들이 참여하는 행사를 개최키로 해 눈총을 받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어떤 군수는 처음도 아닌 출판기념회를 굳이 이 시점에 열면서 수해 복구활동에 짬이 없어야 할 기관장들을 대거 초청해 물의를 빚고 있다.

이런 철없는 행태는 이웃의 불행을 남의 일로만 생각하기 때문이다. 미리 계획된 행사이며 예산이 집행되고 있어 취소나 연기가 불가능하다고 말할지 모르지만,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다. 가령, 부산 아시안게임 같은 국제행사는 조금도 차질이 없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 그렇지 않은 불요불급한 행사는 취소하거나 연기하는 게 옳다. 7월에 수해가 났을 때 단체장들이 휴가를 하거나 외국으로 나가 말썽을 빚은 일이 있다. 이번에도 일부 지역에서는 단체장들이 자리를 비워 비난을 받았다. 단체장들의 생각이 바뀌면 수재민들을 외면하는 놀자판 행사는 얼마든지 조정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예산과 그 일손을 수해 극복에 돌려라. 축제는 수해를 극복한 뒤 열어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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