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동안 58연승을 달리며 세계남자농구를 주름잡았던 미국프로농구(NBA) 드림팀의 신화가 무너졌다.NBA 선수가 주축이 된 미국 농구대표팀이 5일(한국시간) 인디애나폴리스에서 계속된 2002세계농구선수권대회 예선전서 단 한번의 리드도 잡지 못하는 졸전 끝에 아르헨티나에 80―87로 분패, 드림팀 출범이후 처음으로 수모를 당했다.
마이클 조던, 매직 존슨, 찰스 바클리, 래리 버드, 칼 말론, 패트릭 유잉, 스코티 피펜, 존 스탁톤 등으로 첫 드림팀을 구성,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금메달을 따낸 이후 이어져온 국제대회 무패기록도 멈췄다. 98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미국은 3위에 그쳤지만 당시는 NBA의 파업으로 유럽리그와 미 대학농구(NCAA)에서 뛰던 선수들이 참가했다.
압도적으로 밀린 경기 내용도 충격적이었다. 미국은 단 한 번도 리드를 잡지 못했고 7점차 이내로 따라간 적도 없었을 뿐더러 최대 20점 차까지 끌려 갔다. 전반종료 1분14초를 남기고 32―52까지 뒤진 미국은 3쿼터부터 자존심을 건 추격을 시작했지만 슛은 림을 빗나갔고 실책까지 반복됐다.
NBA의 다국적화로 타국의 전력이 미국 못지않다고 우려하던 미국언론의 질타가 현실로 바뀐 것이다. 물론 이번 드림팀에는 샤킬 오닐, 코비 브라이언트(이상 LA레이커스) 앨런 아이버슨(필라델피아) 빈스 카터(토론토) 등 스타들이 대거 빠져 별 볼일 없는 드림팀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경기 후 미국팀의 정신적 지주인 레지 밀러(37)는 "세계가 우리에게 대항하고 있다. 남은 게임에서 상대를 강하게 몰아붙여 꼭 금메달을 딸 것"이라고 밝혔지만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아르헨티나의 가드 페페 산체스는 "우리도 똑 같은 인간이다.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기회가 왔다고 느꼈다. 리드가 진행되자 우리가 잘하면 해낼 수도 있겠다는 감이 왔다"고 감격해 했다. 자존심 회복을 벼르는 미국으로서는 아르헨티나와 함께 결승에 진출, 다시 맞붙는 길밖에 없다. 미국은 6일 5명의 NBA멤버가 버티고 있는 유고와 8강전을 갖는다
/박석원기자 spar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