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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무늬 그남자 믿음직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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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무늬 그남자 믿음직한데…"

입력
2002.09.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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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선무늬 넥타이는 치밀하고 보수적이며 신뢰할 수 있는 인물이라는 인상을 전해준다. 경기침체기엔 정장차림이 증가하는 것과 똑 같은 이유로 사선무늬 넥타이도 각광받는다' ―이네스 조의 '스타일 있는 남자, 성공하는 남자' 중에서. 올 가을 신사복 패션의 화두는 단연 '스트라이프(줄무늬)'다. 영국식의 클래식한 스타일이 트렌드를 형성하면서 정장은 물론 셔츠와 넥타이에 이르기까지 줄무늬 붐이 두드러진다.

특히 넥타이의 경우 무늬없는 솔리드(단색)나 올오버(똑 같은 문양이 반복되는 것) 스타일 대신 굵은 사선무늬가 선풍적 인기를 예고하고 있다. '마에스트로' '맨스타' '로가디스' 등 국내 대표적인 신사복 브랜드들도 일제히 사선무늬 넥타이 비중을 적게는 20%에서 많게는 50%까지 늘렸다.

LG패션 남성용 액세서리 총괄 디자이너 윤지영씨는 "한동안 인기였던 솔리드 넥타이와 셔츠를 동색계열로 매치하는 연출법에 사람들이 싫증을 내는데다 신사복의 클래식화·고급화 추세에 따라 1950∼1960년대 인기를 끌던 화려한 사선무늬 넥타이들이 새롭게 주목받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또 코오롱 '맨스타' 디자인실 이승영 실장은 "굵은 사선무늬는 격식을 차려 입었다는 느낌을 강조하는 효과가 있다. 따라서 20대 보다는 30대 중후반부터 40대 사회리더층의 세련된 정장차림으로 각광받는다"고 전한다.

사선무늬중 올 가을 특히 유행하는 스타일은 선이 굵고 색상도 세 가지 정도를 배합해 눈에 확 띄는 화려한 것들이다. 예년에 비해 넥타이의 사이즈가 커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V존을 꽉 채운 듯한 볼륨을 느끼게 하는 것은 이 때문. 고급화 경향에 따라 기존 국산 넥타이에 비해 촘촘하게 짜여진 고밀도 원단을 사용, 실제로 만져봤을 때 넥타이가 톡톡하고 두꺼워진 느낌이 드는 것도 특징적이다. 색상은 전통적인 가을 색인 오렌지나 와인색 대신 갈색 바탕에 파랑과 노랑색 사선을 콤비로 조화시키는 식으로 강렬한 보색대비를 보여준다.

넥타이의 사선무늬 붐과 함께 셔츠도 깨끗한 민무늬에서 스트라이프나 체크가 들어간 스타일들이 주목 받는다. 특히 올해 인기 색상인 엷은 갈색을 체크무늬나 스트라이프 무늬 색상으로 많이 이용한다. 셔츠의 경우 같은 줄무늬라도 넥타이에 비해 선과 선 사이의 간격은 넓은 대신 선 자체는 아주 얇게 색을 넣어 너무 도드라지는 것을 방지했다.

스트라이프가 아무리 유행이라고 해도 정장은 물론 셔츠와 넥타이까지 줄무늬 일색으로 갖추는 것은 어지간한 멋쟁이가 아닌 이상 어색하다. 윤지영씨는 "셋 중 하나는 버리라"고 조언한다. "신사복 패션의 생명은 V존을 어떻게 살리느냐에 있다. 줄무늬 정장을 차려 입을 경우 셔츠는 눈에 잘 뜨이지않는 얌전한 체크나 민무늬로 하고 화려한 사선 넥타이를 하되 넥타이 색상중 하나가 정장의 줄무늬 색상과 같은 것으로 매치된다면 일관성 있고 서로 호흡하는 멋진 차림이 될 수 있다."

/이성희기자 summ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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