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중순 독일 동부지역을 강타한 150년 만의 집중호우로 막대한 인명 및 재산 피해가 발생하자 독일의 제2공영방송사인 ZDF가 기존의 기상예보시스템을 전면 재점검하겠다고 밝혀 관심을 모으고 있다.독일 방송사들은 최근 예상치 못한 폭우로 수많은 피해가 발생하자, 기상관련 오보로 인해 여론을 자극하지나 않을까 고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독일의 민간 기상예보기관인 메테오미디어(Meteomedia)는 독일 기상청(DWD)이 기상예보 과정에서 오류를 범해 지난번 집중호우의 피해가 커졌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독일 기상청은 "아무리 최첨단 시설과 장비를 갖추었다 하더라도 정확한 기상예보를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반박하면서, 메테오미디어의 주장이 자사 홍보적 측면에서 나온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민간 기상예보기관의 오보관련 주장이 제기된 후 기상예보 내용에 대해 방송사와 독일 기상청간의 책임론 공방 또한 가열되고 있다. ZDF는 지난 8월 19일 저녁 종합뉴스인 호이테주르날(heute-journal)의 20일자 수해지역 기상예보에서 기상청이 제공한 '날씨가 맑겠다'는 기상분석 내용과 외국 기상예보기관의 '날씨가 흐리겠다'는 분석내용이 서로 다르게 나왔다는 사실을 시청자들에게 밝히며 신중한 예보를 한 바 있다. 독일 방송사 내부에서는 지난번 집중호우사태 이후 기상예보기관 간의 이견이 발생할 경우, 상반된 분석내용을 시청자에게 주지시키고 일기예보를 포괄적으로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세계 각국 방송사들의 기상예보 시스템은 자국 내 기상관계법 등의 규정에 따라 기상청의 자료와 분석내용에 크게 의존해 있으며, 특별한 여과과정 없이 기상청 자료와 내용을 그대로 보도하고 있는 실정이다. 세계 각국의 방송사들은 기상이변이 빈번해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 독일의 경우처럼 기상예보 관측이 빗나가 방송 내용의 신뢰성에 타격을 입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탁재택·KBS방송문화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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