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친구' 등 인기 시트콤을 만든 송창의(50·조이엔터테인먼트 대표)PD가 영화 '보스상륙작전'의 기획·제작자로 영화판을 두드렸다. 감독은 16년 동안 그와 함께 일하던 작가 김성덕. MBC에서 나와 독립 프로덕션을 차리고 시트콤 '연인들'을 만들고 있는 그는 '오락 프로그램의 마이다스'로 불리는 스타 PD. 1977년 MBC에 입사 후 '뽀뽀뽀' '토요일 토요일은 즐거워' '일요일 일요일 밤에' 등을 연출했고 '남자 셋 여자 셋' '세 친구' 등으로 청춘 시트콤 붐을 일으켰다.―영화라는 낯선 세계로 발을 내디뎠는데.
" '보스상륙작전'은 종합엔터테인먼트 회사로 발돋움하기 위한 첫발이다. 시사회 때 반응이 괜찮았지만 뚜껑을 열어봐야 알 것 같다. 그 결과를 보고 영화를 계속할 건지, 방송 전문 프로덕션으로만 남을 건지 결정을 해야 할 것 같다."
―처음이라 어려움이 많았을 것 같다.
"겁 없이 영화에 뛰어들었다. 무엇보다 투자(제작비 35억원)를 유치하고 캐스팅을 하는데 가장 힘이 들었다."
―조폭 코미디에 대한 비판이 높다. '보스상륙작전'도 조폭 코미디 아닌가.
"조폭 영화가 100개가 나오면 어떤가. 색다른 접근이 중요한 것이다. 최근에 조폭 영화가 10개가 나왔으니까 이제는 만들면 안 된다는 식의 발상은 이상하다."
―앞으로 감독도 할 예정인가
"생각 없다. 이 영화의 개봉과 현재 하고 있는 '연인들'에 집중할 뿐이다."
―남을 웃기는 일이 즐겁지 만은 않을 텐데.
"새벽 여섯시부터 나와 '연인들' 연습을 하느라 세수도 못했다. 휴식 없이 일주일 내내 일에 빠져 지낸다. 젊은 감각으로 참신한 아이디어를 내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아이디어는 엉덩이에서 나온다'는 신조다. 계속 자리에 앉아서 회의에 회의를 한 끝에 나오는 게 아이디어다. 엉덩이가 짓무를 정도로 회의를 한다."
―젊은이들의 감각을 어떻게 따라잡는지 궁금하다.
"젊은 감각으로 계속 시트콤을 만들 수 있는 까닭은 첫째 철 없이 살고, 둘째 록음악을 즐겨 듣기 때문이다. 펄 잼, 레드 핫 칠리 페퍼스 등 다양한 록음악을 좋아한다. 록에는 젊음의 정신이 있다. 듣다보면 머리가 젊어진다."
■보스상륙작전
'대선비리를 캐내기 위해 검찰이 룸살롱을 차렸다….'
검찰 비하 광고소동까지 일으킨 영화 '보스상륙작전'은 황당한 설정으로 밀고 나가는 조폭 코미디다. 개성파 조연급들의 개인기와 멜로를 적절히 섞어 'X등급 시트콤'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시트콤 '세 친구'를 함께 만든 송창의 PD와 김성덕 작가가 제작과 감독을 맡았기 때문.
대선을 앞두고 검찰은 조폭들을 통해 검은 돈이 정치계로 들어가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한다. 검사 태훈은 무궁화파 보스 독사(김보성)를 잡기 위해 독사의 애인인 호스티스 최리를 이용하기로 하고 룸살롱 '보스'를 차리자는 아이디어를 낸다. 이후 여경과 검찰이 호스티스와 웨이터로 집중 훈련을 받은 뒤 룸살롱에 배치되면서 검찰 대 조폭 간의 치열한 머리 싸움이 벌어진다.
기존 조폭영화의 문법을 충실하게 따르면서 검찰과 대선비리를 장식용 커튼으로 치고, 룸살롱 안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들로 맛을 내려 했다. 정운택은 정의파 검사와 천덕꾸러기 웨이터 보조 사이를 줄타기하고, 이지현은 미모의 호스티스 최리로 복싱 실력을 마음껏 뽐내며, 여경 유황불로 나오는 안문숙은 룸살롱에서 엉뚱하게 복음성가를 부르며 관객의 웃음을 노린다. 킬러 역의 박진수가 색다른 웃음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잘난 체하며 툭툭 내뱉는 김보성의 우스개도 나름대로 즐길만하다. 김국진과 이경실이 어떻게 카메오로 나올지 예상해보는 것도 재미가 될 듯. 하지만 과장된 상황 설정이 매끄럽게 이어지지 않고, 욕설이 과하다. 예상을 뒤엎고 사상 최다인 서울 80여개, 전국 220개 스크린을 확보했다. 6일 개봉. 18세관람가.
/이종도기자 ecr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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