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론 사태를 비롯한 기업회계 부정으로 미국 경제가 위기에 처한 것은 우연의 일치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최근 미국 시카고 경영대학원, 스탠포드 로스쿨 등이 대기업 관리직을 대상으로 마련한 교육 프로그램에서 이들의 회계와 법규에 대한 성적이 기대 이하인 것으로 드러났다.3일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맥도날드, 모토롤라, 다우케미칼 등의 관리직인 이들 80여명은 회계 시험에서 100점 만점에 평균 32점을 받는 데 그쳤다. 특히 주주 이익 배당에 관련된 사내유보이익에 대한 객관식 시험에서는 평균 20점에 불과한 저조한 성적이었다. 또한 자신들은 투자자로부터 임무를 위탁 받은 데 불과하다는 인식과 주주에 대한 법적 책임의 정도가 어떠한가에 대한 의식도 미약했다.
이런 결과에 대해 시카고 경영대학원 회계학과 로만 와일 교수는 "사내유보이익에 대해 정확히 알지도 못하면서 어디 가서 자신이 회사 감사위원이라고 말하지 말라"고 일갈했다. 스탠포드 법대 그룬드페스트 교수도 "이 프로그램이 과연 관리직을 위한 것인지 믿기지 않을 정도"라며 탄식했다.
이번 교육은 일련의 회계부정 사태 이후 엄격해진 법규와 회계원칙에 대해 가르치기 위한 목적으로 3일 동안 전문 분야의 교수들이 돌아가면서 강의하는 식으로 일정이 빡빡하게 잡혀 있다. 강의에 참가한 대부분의 교수들은 참가자들에게 진실만 말할 것을 강조하고 또 강조했다.
/신기해기자 shink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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