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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장세 다가온 현실 VS 장밋빛 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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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장세 다가온 현실 VS 장밋빛 환상

입력
2002.09.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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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 부동자금이 늘어나고 정부가 금명 강력한 부동산안정대책을 추가 발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증시에 유동성 장세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유동성 장세란 쉽게 말해 시중자금이 증시로 몰리면서 주가 상승을 주도하는 것.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유동성 장세 기대는 신기루라는 반론도 만만찮아 투자자들의 선택이 쉽지않다.▶유동성 장세 온다

낙관론자들은 돈이 갈 곳이 주식시장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저금리로 시중 자금이 둥둥 떠다니는 상황에서 부동산 시장의 투기적인 자금흐름이 차단되고 연기금 주식투자 확대 방안 등 증시로의 자금유입책이 가시화하면 자연스럽게 증시로 돈이 몰린다는 것. 미국 증시의 안정세, 저평가된 국내 증시 등 주변 여건도 유동성 랠리 희망을 부풀린다.

SK증권은 3일 보고서에서 "유동성 장세에서 상승탄력이 가장 컸던 건설, 증권주가 최근 강세를 보이는 것은 시장이 유동성 랠리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며 "유동성 보강으로 인한 추세 전환이 기대되는 만큼 반등의 한계를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또 현재 국내증시 주가수익비율(PER)이 경기 위축이 극심했던 2000년과 비슷한 수준인 10배 미만에 머무르고 있을 정도로 저평가 돼 있다는 점도 유동성 장세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는 설명.

신영증권도 "저금리 기조하에서 채권시장의 메리트도 떨어진 만큼 현 상황에서 자금이 갈 곳은 주식시장 이외에 대안이 없다"고 진단했다.

한화증권 또한 "대중주(건설, 증권, 은행, 소형주 등)의 거래량 비중이 최근 7일 평균 33.7%를 기록하며 상승추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추석을 전후해 유동성 장세가 많았던 과거 사례도 향후 유동성으로 인한 주가 상승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동성 장세는 섣부른 기대

반면 부동산 안정대책이 실질적 효과를 거둘지 속단할 수 없는데다 미국 경기 더블딥 우려감이 남아 있고 국내 기업의 펀더멘털 둔화 가능성이 상존하는 상황에서 증시로의 유동성 유입 기대는 섣부르다는 지적도 많다.

현대증권은 3일 "유동성 보강 기대와 달리 최근 고객예탁금은 감소 추세이고 간접상품에서도 주식형 보다는 채권혼합형으로 자금이 몰리는 등 현실적으로 시중자금의 증시 유입 징조가 안 보인다"며 "최근 대중주 강세도 유동성 장세의 기대감에 기인한 것일 뿐"이라고 해석했다.

교보증권은 "불투명한 미국 증시 흐름과 침체상태가 깊어지고 있는 아시아 증시 등 외부 여건이 혼란스런 상황"이라며 "유동성 장세의 가능성을 높여주는 실질적인 지표들이 뒷받침되지 않아 주가상승을 낙관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LG투자증권 역시 부동자금 중 일부가 채권, 부동산 등을 떠나 증시로 유입될 가능성은 낮다는 입장. 오히려 부동산 가격 하락이 급하게 나타날 경우 자산가치 하락에 따른 불안심리 확산으로 자금이 더욱 부동화할 가능성도 높다는 설명이다.

강현철 연구원은 "투신권의 간접상품 중 주식형으로의 자금이동은 완만한 반면 채권형과 채권혼합형으로의 유입된 자금은 7월 이후 4조원을 넘었다"며 "부동자금의 이전현상은 주식 보다는 오히려 안전자산인 채권으로 이전될 가능성이 더 크다"고 지적했다.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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