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축구는 전후반 90분을 쉴 새 없이 누빌 수 있는 지칠 줄 모르는 체력과 박진감 넘치는 스피드가 강점으로 꼽힌다. 특히 최전방 공격수 전 철(20)은 박항서 한국감독이 "빠른 발을 이용한 번개 같은 돌파가 인상적"이라고 칭찬할 만큼 스피드에 관한 한 북한의 최고선수로 평가받고 있다. 어린 탓에 경험이 부족하고 우리 공격수에 비해 완성도는 떨어지지만 상대 수비진을 헤집고 찬스를 만드는 재주가 탁월하다.태극전사 이천수(21·울산)는 전 철과 화합의 맞대결을 벼르고 있다. 둘은 20대 초반의 나이로 베테랑 골잡이에 비해 파괴력은 다소 뒤지지만 스피드와 돌파력은 남북에서 가장 뛰어나다. 히딩크 사단에서 스피드로 한 몫 했던 이천수는 "비디오로 본 전 철의 모습은 빠른 편이었다. 그러나 남남(南男)이 더 빠르고 강하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북한의 김영준(19)은 한국의 월드컵 대표팀 진공청소기 김남일(25·전남)과 견줄 만한 선수다. 올해 2월 히딩크 사단에 합류시킬 북한선수를 물색하기 위해 태국 킹스컵대회를 관전한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들은 김영준의 플레이에 눈을 떼지 못했다. 김주성·배명호 기술위원은 킹스컵 우승국 북한 선수 중 185㎝의 장신인 수비형 미드필더 김영준을 최우선 스카우트 표적으로 삼았다. 배명호 위원은 "나이는 어리지만 수비와 공격의 구심점 역할을 했다"며 "중거리 슛도 날카롭고 패스와 공간 활용에도 능했다"고 평가했다. 기술위원들이 협회에 제출한 북한축구에 대한 보고서에서 김영준을 뒷날 월드컵 최고의 스타로 떠오른 김남일을 대체할 후보로 거론했다는 점은 흥미롭다.
한편 남북은 당초 통일축구 출전선수를 23세 이하로 제한키로 했으나 2일 북한이 보내온 명단에는 서민철 전영철 리만철 림근우 등 24세 이상 선수들이 포함돼 있다. 이에 따라 박항서 감독도 3일 수비수 최진철(31·전북) GK 이운재(29·수원) 미드필더 이영표(25·안양) 등 3명을 와일드카드로 발탁키로 했다.
/김정호기자 azur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