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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1/1년](2)미국사회 무엇이 달라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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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1/1년](2)미국사회 무엇이 달라졌나

입력
2002.09.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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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현대사의 흐름을 뒤바꾼 9·11 테러는 미국 사회와 미국인들의 생활상도 엄청나게 변화시켰다.미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3월 테러발생 6개월에 즈음한 특집판에서 9·11 테러가 미국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자세히 분석했다. 뉴스위크는 여론조사와 평범한 중산층 가정들에 대한 심층취재를 토대로 테러 이후 미국 사회는 '애국심'과 '가정 중시현상'이라는 새로운 가치관이 정립돼 가고 있다고 전했다.

미 본토가 공격당하는 미증유의 참상을 목도한 미국인들은 '국가가 곧 자신'이라는 애국심을 종교 이상으로 떠받드는 이상열기를 드러내보였다. 테러 직후 대부분의 가정마다에는 성조기가 내걸렸고 자동차는 물론 웬만한 빌딩이나 육교 등에도 성조기와 애국적 구호가 물결을 이루었다.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시민참여연구소가 지난해말 조사한 바에 따르면 미국인들의 공동체 지도자에 대한 지지도는 1년 전에 비해 8%, 공동체의 행사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는 6%나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애국심 고양 현상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지지도 상승으로 나타났다. 갤럽 조사에 따르면 부시의 업무지지율은 취임 초 57%였으나 테러 직후인 지난해 9월 중순에는 90%로 건국 이래 최고치를 기록하했다. 수년 전부터 지원자가 줄어 모집 인원의 절반도 못 채우던 군은 올 상반기에 이미 금년도 모병 목표를 달성했다.

가정중시 경향이 커지면서 테러 직후 가임 부부의 임신율이 급증했다. 이에 따라 6∼7월에는 신생아 출생률이 예년의 2배 이상 높아져 이른바 '테러 베이비'라는 신조어가 생겨났다. 지난해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부모를 찾는 효도 행렬로 고속도로가 최대의 체증을 빚기도 했다. 또한 날로 신도가 줄던 각 교회에도 테러의 상처를 신앙심으로 극복하려는 사람들로 다시 붐비기 시작했다.

이같은 변화와 함께 미국인들은 이제 테러에 대한 대비를 생활의 일부분으로 일상화하는 데 익숙해졌다. 9·11 직후 터진 탄저균 테러 사태를 계기로 대부분의 가정은 방독면과 탄저균 해독제를 생필품처럼 구입했다. 후속 테러경고가 잇따르면서 TV 뉴스 시청률이 치솟았고 케이블 TV 가입자수도 크게 늘었다.

그러나 테러 이후 고조된 국가주의적 현상 이면에는 이민족, 특히 아랍계에 대한 혐오감이 보편화하는 어두운 그림자도 뒤따랐다. 미국 인권단체들에 따르면 아시아와 아랍계에 대한 증오범죄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말 애리조나주에서는 단지 두건을 썼다는 이유로 아랍인으로 오해받은 인도계 남성이 총에 맞아 숨지는 등 아랍인들에 대한 테러행위가 잇달았다. 8월 사우스플로리다 대학의 컴퓨터 공학교수인 아랍계 사미 아리안 교수가 대학당국으로부터 아랍 테러조직과 연루됐다는 혐의로 종신교수직을 박탈당하는 사건이 발생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syy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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