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반도체의 구조조정안이 표류하면서 채권단 내부에서 '삼성전자 위탁경영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해외매각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데다 채무재조정을 통한 정상화방안 마련도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하이닉스 채권금융기관 관계자는 1일 "하이닉스의 해외매각은 이미 시기를 놓쳐 재추진하기도 어려울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위탁경영이 현재로서는 가장 바람직하고 실현 가능한 대안"이라고 말했다. 그는 "은행들이 신규지원을 거부하고 있는 상황에서 부분적인 채무재조정은 하이닉스의 생명을 일시 연장하는 것에 불과하다"며 "삼성전자가 위탁경영을 맡고 보증하면 은행들도 신규지원에 참여해 생존을 보장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도 "정부나 채권단이 하이닉스 매각에 공감하고 있지만 시간을 끌수록 더 어려워질 것"이라며 "원매자가 없는 상황에서 거듭된 땜질처방이 아닌 위탁경영등 근본적인 정상화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위탁경영론은 그동안 하이닉스 구조조정방안의 하나로 여러 차례 제기돼 왔으며, 삼성전자는 줄곧 불가입장을 고수해왔다.
/변형섭기자 hispe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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