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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과 세상/ "담배, 그거 독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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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과 세상/ "담배, 그거 독약입니다"

입력
2002.09.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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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이주일씨가 결국 세상을 떠났습니다. ‘못 생긴 웃음’으로 한 시대를 풍미한 그의 마지막을 사람들은 ‘금연운동’으로 기억할 것입니다. 폐암을 앓으며 ‘담배 피지 말라’고 하는 그의 말은 그 어느 의사보다 설득력이 컸습니다.그런데 한 때 이주일씨의 폐암은 ‘담배와 무관하다’는 이야기가 나돌았었습니다. 급기야 ‘그가 금연 대사로 활약하는 게 합당하냐’는 말까지 나왔습니다. 일반인에겐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폐암의 종류에 익숙한 의사들 사이에서 논란이 됐던 일입니다.

사연은 이렇습니다. 폐암은 세포 크기에 따라 소(小)세포성 폐암과 비(非)소세포성 폐암으로 나뉘고 비소세포성 폐암은 다시 편평상피세포암, 대세포암, 선암의 3가지로 나뉩니다. 이씨는 소세포성 폐암 중 선암종, 그 중에서도 폐포성 선암종을 앓았습니다.

그런데 이는 다른 종류의 폐암과 비교하면 흡연보다 자동차 매연(디젤 연소물질), 진폐가루, 화학가스, 석면, 곰팡이, 바이러스 감염 등과 관련이 깊습니다. 보통 폐암환자의 90% 이상이 남성인 데 비해 이 폐암은 유독 남녀 성비가 50 대 50인 점도 이러한 사실을 뒷받침합니다.

‘이씨의 폐암이 담배 때문이 아니다’는 이야기는 이렇게 나온 이야기입니다. 그렇다고 담배가 원인이 아니라고 단언하는 것은 위험한 결론입니다. 사람에 따라 담배에 아주 민감하거나 영향을 덜 받는 차이가 있는 것은 사실이나 담배는 분명한 유독물질로 모든 폐암의 원인 중 하나입니다.

이주일씨가 생애를 마친 국립암센터의 이진수 병원장은 “직접적인 사망 원인은 폐암에 따른 호흡 정지다. 다시 말하면 폐암이 원인이고 이는 흡연에 기인한 것”이라고 못을 박았습니다.

이진수 병원장은 “이주일씨가 남기고 간 메시지를 이어 받아 금연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주일씨가 금연 대사로 활동하던 5월 전국적으로 253만명이 금연에 동참했고 이 씨의 죽음 이후 그 불길은 다시 타오르고 있습니다. “담배, 그거 독약입니다”라는 이씨의 목소리가 들리십니까?

/김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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