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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시럽약 먹일때 밥숟가락 쓰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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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시럽약 먹일때 밥숟가락 쓰지 마세요

입력
2002.09.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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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에게 시럽형 감기약 등을 정확한 용량대로 먹이지 않는 부모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한국소비자보호원이 최근 어린이용 종합감기약 및 해열제 20종과 시판 유아용 투약기 10종, 어린이 자녀를 둔 부모 3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4.3%(193명)가 자녀에게 시럽 형태의 감기약 등을 먹일 때 약품에 동봉된 약스푼이나 계량컵 대신에 밥숟가락, 찻숟가락, 물컵, 약병 뚜껑 등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33.3%(100명)는 약효가 없는 것 같아서 복용량이나 복용횟수를 임의로 늘려서 먹인 경험이 있고, 51.7%(155명)는 자녀에게 감기약을 먹일 때 의사·약사와 상의없이 임의로 다른 감기약, 해열진통제, 진해거담제, 항히스타민제, 진정제 등과 같은 다른 약을 함께 먹인 적이 있었다.

또한 이전에 병원에서 처방받고 남은 감기약이나 다른 사람에게 처방된 감기약을 먹인 부모도 38.7%(116명)였다.

삼성서울병원 소아과 안강모 교수는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약을 먹을 때에는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해 정확한 용량을 복용시키지 않는 사례가 많은데 어른에 비해 어린이들은 훨씬 민감하게 반응해 자칫 큰 사고를 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안 교수는 "콧물 감기 때 먹는 항히스타민제를 정량보다 많이 복용하면 기운이 없어지고, 지나친 졸음을 유발하고, 천식 환자들이 먹는 기관지 확장제 테오필린을 정량보다 많이 먹게 되면 두통과 구토, 설사 등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서울아산병원 약제팀 송영천 과장은 "우리나라 투약용기 업체가 아직 영세한 실정이어서 시럽형 어린이 약품에 동봉한 투약용기의 눈금표시가 일치하지 않아 정확한 용량을 먹일 수 없는 경우도 있다"며 "시럽용 투약용기를 제대로 만들 수 있도록 법으로 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 어린이 올바른 약 사용법

1. 어린이에게 약품을 사용할 때 별도의 '어린이용'의약품이 있는지 확인한다.

2. 어른 복용량을 짐작으로 용량을 줄여 어린이에게 사용하지 않는다.

3. 어린이 혼자서 약을 복용하게 하지 않는다.

4. 사용설명서는 의약품을 사용할 때마다 주의깊게 읽고 반드시 지시사항을 준수한다.

5. 의사나 약사의 상의없이 1주일 이상 자가치료를 하지 않는다.

6. 계량스푼, 계량컵은 약품에 동봉된 것을 사용하고, 주의깊게 눈금을 확인하고 정확히 복용시킨다.

7. 이미 복용하고 있는 약이 있다면 의사나 약사와 상의없이 다른 약품과 함께 주지 않는다.

8. 수두, 독감에 걸렸거나 회복 중인 어린이에게 아스피린을 먹이는 경우 드물게 레이증후군이라는 치명적인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함부로 아스피린을 주지 않는다.

9. 의약품은 원래의 용기나 포장에 사용설명서를 함께 보관하고, 잘못 섞이지 않게 한다.

10. 되도록 어린이 보호 용기·포장이 돼 있는 약품을 선택한다.

<자료: 한국소비자보호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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