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해외건설 강국이었던 우리나라가 후발주자인 중국에게 해외시장에서 밀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29일 세계적인 건설잡지인 미국의 ENR(Engineering News Record) 최신호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225대 해외건설기업에 한국은 현대건설, SK건설, 대우건설, 쌍용건설 등 7개 업체가 올라 총 31억5,000만달러의 해외건설 매출을 기록했다. 반면 중국 기업은 무려 40개가 진입, 한국의 배에 가까운 59억5,000만달러의 해외건설 매출을 올렸다.
이에 따라 세계 건설시장에서 중국의 위상은 7위에 오른 반면 한국은 10위에 그쳤다.
한국은 1996년 64억달러의 해외건설부문 매출을 올려 중국(41억달러)을 크게 앞질렀으나 98년 47억달러로 중국(50억달러)에 역전된 후 갈수록 급성장세의 중국과 격차가 커지고 있다.
더구나 중국 건설업체들은 2010년까지 추진되는 거대한 서부대개발 프로젝트를 통해 댐, 교량, 화력발전소 등의 시공 경험과 기술력이 크게 향상될 것이라는 점에서 한국을 큰 폭으로 추월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이 중국에게 해외건설시장에서 우위를 빼앗긴 주요인은 외환위기이후 국내 건설업체들의 국제신용도가 떨어져 대형 수주에 필요한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제대로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건설업계는 평가하고 있다.
산업연구원 박광순 연구원은 "건설업체들이 국내 아파트 건설에 치중하며 분양가 인상을 통한 이익챙기기에만 몰두할 것이 아니라 기술축적에 힘써 고부가 해외건설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야 한다"며 "국내 건설업체가 중국과의 경쟁에서 살아 남으려면 기초설계능력과 종합엔지니어링 역량을 하루빨리 선진국 업체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길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혁기자 hyuk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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