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적인 부패감시 민간 단체로 독일 베를린에 본부를 두고 있는 국제투명성기구(TI)가 28일 발표한 세계 각국 부패 순위에서 북유럽의 핀란드가 3년 연속 가장 깨끗한 나라로 꼽혔다. 2000년 48위, 2001년 42위였던 한국은 102개국 중 40위로 개선됐으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는 사실상 최하위 수준에 머물렀다.AFP통신이 보도한 핀란드의 청정 비결은 이 나라가 투명하고 열린 사회라는 데 있다. 핀란드의 부패수사 전담기구인 국립수사국(NBI)의 로빈 라르도트 부국장은 "지금 헬싱키 법원에 계류돼 있는 사건 하나를 빼고는 언제 부정부패 사건을 다뤘는지 기억이 안 난다"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사건이란 노르웨이의 한 회사가 핀란드로부터 다목적 쇄빙선을 값싸게 빌려쓰는 대가로 핀란드 고위 공무원들에게 신용카드를 제공하고 외국여행 접대를 했다는 것이다.
이 사건 외에 핀란드인의 기억에 조금이라도 남아있는 심각한 부패 사건이라면 30년 전 헬싱키 수도권 건설 당시에 일어났던 일이 고작이다.
핀란드에서는 익명의 은행계좌를 개설하는 일 자체가 불가능한 데다 세무당국이 전국의 모든 계좌에 관해 정보 검색을 할 수 있다. 각료들을 비롯한 모든 핀란드 국민의 소득과 자산이 매년 공개된다. 이런 상황에서 누군가가 출처를 알 수 없는 돈으로 값비싼 새 차를 산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황유석기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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