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프로야구선수가 자신의 약물복용 사실을 인정, 파문이 일고 있다.2002 부산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에 선정됐으나 사전도핑테스트에서 양성반응이 나오는 바람에 최종 엔트리 포함여부가 결정되지 않았던 삼성 포수 진갑용은 28일 "체력부담이 많아 지난시즌부터 근육강화제 등 약물을 복용했다"고 밝혔다.
국내 프로선수들이 각종 근육강화제 등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서 금지한 약물을 복용한다는 사실은 공공연하게 알려졌지만 현역 프로야구선수가 약물복용 사실을 인정한 것은 처음이다. 진갑용이 복용한 근육강화제는 지구력 강화와 체력증진 등의 효과가 있어 IOC에서 금지약물로 규정하고 있다.
진갑용의 약물복용 사실이 드러난 것은 난데없는 도핑테스트 조작 해프닝 때문. 진갑용은 양성반응이 나오자 이날 "현역판정을 받은 후배 김상훈(기아)에게 병역 혜택의 기회를 주기 위해 일부러 소변샘플에 약물을 투입했다"고 거짓 해명했다.
하지만 도핑 전문가들은 "시료에 직접 약물을 넣어서는 진갑용의 테스트 결과와 같은 수치가 나올 수 없다"는 기술적인 소견을 밝혔고 궁지에 몰린 진갑용이 약물 복용 사실을 털어놓게 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규정상 약물복용 선수에 대한 제재조항이 없기 때문에 별다른 조치를 취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대표팀 합류 여부도 김인식 대표팀 감독의 선택에 맡긴다는 방침이나 KBO는 악화한 여론을 의식, 진갑용은 물론 김상훈도 함께 대표팀에서 제외시키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천호기자 tot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