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이준(李俊) 국방장관을 출석시킨 가운데 열린 국회 법사위 회의에서는 한나라당과 민주당 간에 이회창(李會昌) 후보 아들들 병역비리 의혹과 관련된 '김도술씨 간이 진술서' 존재 여부 등을 놓고 밤 늦게까지 설전이 벌어졌다. 고석(高奭·법무과장) 대령과 이명현(李明鉉·연합사 법무실장) 중령, 유관석(柳灌錫·1군사령부 법송과장) 소령 등 증인으로 출석한 병역비리 수사 관계자들도 진술서 실재 및 보고 여부를 놓고 엇갈린 증언을 해 의혹을 증폭시켰다.민주당 이종걸(李鍾杰) 의원 등은 유 소령에게 "김도술씨가 작성한 간이 진술서를 봤느냐"고 따졌다. 이에 유 소령은 "한 번은 김대업씨가 당시 고석 검찰부장에게 보고하러 갈 때 봤고, 이 후 고 부장 사무실에서도 봤다"고 증언했다. 그는 이어 "간이 진술서에는 이회창씨, 이정연씨 이름과 청탁금액 2,000만원, 작성자 김도술 이름이 A4 용지 1장에 듬성듬성 적혀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고 대령은 한나라당 의원들의 질의에 "김도술 간이 진술서를 본 적도, 보고받은 적도 없다"며 "내가 당시 알았으면 왜 천용택(千容宅) 국방장관에게 보고를 안 했겠느냐"고 정반대의 진술을 했다.
앞서 민주당 신기남(辛基南) 의원이 "이회창 후보가 1993년 감사원장 재직시절 자신의 아들 병역비리를 은폐해주는 대가로 권영해(權寧海) 당시 국방장관과 동생의 율곡 비리를 덮어준 의혹이 있다"고 주장한 데 대해 한나라당측이 "완전 조작"이라고 거세게 반발, 소란이 일었다. 또 민주당측으로부터 집중 공격을 당한 고 대령이 "나는 왜 저질이고, 유 소령 등은 정의롭다고 하느냐"며 한때 증언을 거부하자 일부 민주당 의원들이 "건방진 놈"이라며 고함을 퍼붓는 등 증인과 의원들간에 거친 입씨름도 벌어졌다.
/박정철기자 parkjc@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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